최근 고향집에서 커다란 낡은 상자를 발견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초등학생 때부터 모아온 친구들과의 편지와 엽서, 그리고 편지라고 하기에도 부끄럽게 수업시간에 몰래 주고 받았던 쪽지들이 가득했습니다.
쓰여진 날짜들로 편지의 순서를 대강 정해보고 읽어보니 제가 그때 어떤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었는지 저의 관심사는 무엇이었는지 그때의 환경은 어땠는지 유추할 수 있어 웃음이 났습니다. 제가 주로 쓰는 메일함에도 메일이 그득그득합니다.
메일을 통해 주고 받았던 자료들, 그리고 안부들은 제게 고향집 낡은 상자 속 편지들과 같습니다. 시대를 유추해 볼 수 있고 그대그때 저의 행적과 고민의 흔적을 다시금 볼 수 있습니다. 종종 제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 혹은 그동안 이뤄놓은 일들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한번씩 들여보며 일상을 다잡습니다.
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가 이런 역할을 해드리겠습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뉴스와 정보 속에서 기록되어 기억돼야 하는 소식을 엄선해 전하겠습니다. 메일함 속에서 가끔 꺼내보며 지역과 시대를 파악할 수 있는 뉴스레터가 되겠습니다.
'한nu네', 한눈에를 읽는 소리와 같습니다. 강원지역의 다양하고 중요한 이슈들을 한눈에 보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 new를 뜻하는 슬랭 nu, 늘 새롭고 가치있는 'news'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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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강원 명품송이’
전국 최고의 명성과 품질을 자랑 하는 ‘강원 명품송이’가 출하 시기를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양송이 공판을 담당하고 있는 양양속초산림조합은 추석연휴 지나 9월 말로 접어들고 있는 현재까지도 공판일정을 잡지 못해 올해 송이작황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습니다. 반면, 동해안 최북단 백두대간 고성 향로봉 일대에서 자생하는 송이·능이버섯이 이번주부터 본격 출하될 것으로 보여 버섯 농가들이 고소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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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꿈 공개’
추석 연휴를 앞둔 주말인 지난 14일 전교생 20명 남짓인 정선 나전중학교가 모처럼 들썩였습니다. 20년 전인 2004년 당시 나전중학교 교육가족들이 20년 후의 ‘나’를 생각하며 타임캡슐을 교내에 묻었고 20년만인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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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유가족 울린 사진 한장
“그 사진을 받는 순간 남편이 살아돌아온 것만 같아서 너무 놀랐어요. 매순간 보고 싶은데…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어요.” 7년 전 강릉 석란정 화재진압 도중 순직한 고(故) 이영욱 소방경의 아내 이연숙(62)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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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DO 우체통] 사수는 괴로워
올해 상반기 내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 ‘졸업’이었다. 대치동 학원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곳에서 소위 명문대에 가는 학생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과 그 속의 인간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에, 그 자세에 대해 생각할 게 많은 드라마였다. 그렇게 드라마의 엔딩 크레딧과 함께 그걸로 끝이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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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들은 힘들겠다.” 얼마 전 배우자가 중복을 맞아 요리한 ‘국물 없는 삼계탕’ 에피소드에 대해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 하던 중 중년 여성 동료들로부터 들은 말이다... |
단 10분. 시청역 참사가 일어난 시간과 내가 시청역 인근에 도착한 시간은 단 10분 차이였다. 그때는 몰랐다. 이 찰나의 시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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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동포동 가을을 잉태한 숲의 영물 '노루궁뎅이버섯'
소슬한 바람, 붉게 익는 가을 산! 라면을 끓입니다. 보글보글 달그락달그락 코펠 보채는 소리. 면을 넣고 숨죽여 기다립니다. 뽀얗게 솟는 저 자유로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국물 맛을 무엇으로 낼지….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 천연 조미료, 노루궁뎅이버섯이 있으니. 가을 햇살에 뽀송뽀송 몸집을 불린 버섯은 우주의 기운을 담았습니다. 맛은 어떨까요? 상상해 보세요. 바람과 이슬 별빛 달빛을 먹고 자란 버섯과 라면의 어우러짐! 대여섯 시간 길 없는 산을 헤매다 마주한 라면 한 젓가락에 곡주 한잔을 보태면?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참나무 그루터기 또는 상처 부위에 붙는 노루궁뎅이버섯은 산꾼들에게 ‘영물’로 불립니다. 습도와 기온, 햇살, 바람이 조화를 이뤄야 비로소 세상에 드러나는 버섯. 잡버섯(?)처럼 이곳저곳 아무 데서나 볼 수 없을뿐더러 눈에 띄어도 쉽게 딸 수 없지요. 온 산을 헤맨 뒤에야 겨우 한두 송이 만나거나 빈손이기 일쑤입니다. 그 버섯으로 라면을 끓이다니…. 산 사람들은 말합니다. “산엔 숫자가 없다. 셈을 하거나 값을 논하는 순간 마가 낀다. 마는 화로 이어지고, 화는 생명과 직결된다. 그러니 산이 건네는 건 모두 산신의 선물이다. 선물은 나누어야 제맛! 그래야 화를 입지 않는다”.
산신의 버섯 노루궁뎅이! 효능은 어떨까요.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은 이 버섯은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습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지요. 대표적인 효능은 신경세포 성장 촉진, 기억력 증진, 치매(알츠하이머) 예방, 면역력 향상, 염증 및 혈관질환 개선입니다. 버섯에 함유된 성분은 식이섬유와 비타민C, 필수아미노산 등으로 특히 다이어트와 당뇨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파와 함께 볶음요리를 하거나 전골 등 국물 요리에 잘 어울리며 햇볕에 말린 버섯은 황금빛 차 재료가 됩니다.
이상한(?) 가을입니다. 버섯이 자취를 감추고 삶은 갈수록 팍팍해집니다. ‘홀로’, ‘1인’이라는 언어가 일상을 지배하는 ‘1인 시대’가 당연한 생활로 굳어진 듯합니다. 자유로울까요? 그렇지 않겠지요. 몸과 마음이 지쳐 함께 나눌 여유가 없는 세상.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사라지는 삶! 이럴 땐 너, 나 없이 둥글게 모여 라면파티가 제격인데, 그 ‘나눔’이 힘겨워 보입니다. 찬 바람 옷깃 여미며 ‘함께’하면 좋으련만. 노루궁뎅이버섯 피는 이 가을, 라면을 끓여보세요. 젓가락 하나 더 얹고. <강병로 전략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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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건희 컬렉션’
국립춘천박물관은 11일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개막했습니다. 오는 11월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난 2년간 107만명이 관람한 특별전의 마지막 국내 일정입니다. |
청년작가 6인전 '모모씨 이야기'
인제내설악미술관에 개성 넘치는 청년작가 전 ‘모모(某某)씨 이야기’가 최근 개막, 10월 6일까지 이어갑니다. 청년작가 6명이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사유를 통해 삶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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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낭독으로 보는 '윤후명 문학세계'
정선 삼탄아트마인(관장 손화순)은 삼탄아트마인 현대미술관 캠(CAM)에서 윤후명 시와 소설 낭독회 ‘책을 함께 읽자, 문학을 그리자’를 개최합니다. ‘정선 예술여행’ 기획전으로 마련된 윤후명 문학과 미술의 만남전 ‘내 빛깔 내 소리로-책을 그리다’의 특별행사로 음악과 춤도 어우러집니다. 이번 전시회는 10월30일까지 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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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조선 518년 역사에서 제1의 사건입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이 화염에 휩싸여 사라졌습니다. 인구는 140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줄었습니다. 논밭도 3분의 2 이상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조선을 전기와 후기로 구분짓는 획기적(劃期的) 전환점입니다.
불구대천(不俱戴天),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을 만큼 원한이 컸던 왜적. 하지만 조선과 일본은 전후 9년 만인 1607년 외교관계를 복원합니다.
왜란 중 충격적인 사건은 선왕의 위패를 모신 종묘가 불에 탄 것입니다. 성종과 중종이 잠 들어있는 선릉과 정릉을 파헤치고 관을 훼손한 일도 천하를 놀라게 했습니다. 전후 도쿠가와 막부가 요청한 외교 복원과정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습니다. 국서교환, 일본에 납치된 피로인(被虜人) 송환과 함께 왕릉을 도굴한 범릉적(犯陵賊)을 붙잡아 압송하는 것이 대전제였습니다.
일본은 ‘범릉적’이라는 대마도 사람 2명을 조선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진위(眞僞)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조선은 미래를 위해 수교 재개를 선택했습니다. 사절단 이름은 회답겸쇄환사(回答兼刷還使). 정사 여우길(呂祐吉), 부사 경섬(慶暹), 서장관 정호관(丁好寬) 등 467명으로 구성된 외교사절이 1607년 에도를 찾았습니다. 도쿠가와 막부와 국서를 교환했습니다. 일본에 납치됐던 동포 1240명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양국간 외교가 재개됐습니다.
선릉과 정릉의 수난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인조 3년(1625년)에는 정자각이 불에 탔습니다. 그 다음해에는 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일본과의 악연도 이어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총독부가 능역에 대한 개간을 허가하면서 일부가 사유 농지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선릉 훼손사건이 다시 발생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폐쇄회로 TV를 늘리고 순찰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왕은 죽어서도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없나 봅니다. 선가(禪家)에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을 종지(宗旨)로 여기는 이유를 서서히 알아가고 있습니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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