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3호
2024.10.7(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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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둔치를 따라 산책하거나 도심을 조금 벗어나 캠핑할 때면 동행하기 싫은 불청객이 꼭 따라옵니다. 날벌레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중에서도 나를 위협하듯 윙윙 소리를 내는 벌은 언제나 무섭습니다. 노란색 갈색의 줄무늬가 귀여운 꿀벌은 각종 그림으로 만날 때나 귀엽지 실제 마주치면 뒷걸음질을 먼저 치게 됩니다.
몇 년 전 영국 BBC의 보도가 떠오릅니다. “꿀벌이 없으면 마트의 식재료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뉴스였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벌이 사라졌다는 뉴스를 몇 번 접해보셨을 겁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도 인간들이 섭취하는 100가지 농작물 중 약 70%는 꿀벌의 수분이 있어야 생산 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 당근, 양파, 아몬드, 복숭아, 아보카도, 살구 등은 100% 꿀벌의 수분이 있어야 열매 맺을 수 있다고 하니, 꿀벌이 사라진다면 이 농작물부터 못 먹게 될 것입니다.
또 식물이 주성분인 많은 의약품도 생산이 불가할 것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2035년쯤이면 꿀벌이 완전히 멸종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합니다. 살충제와 매연, 전자파, 이상기후 등으로 꿀벌이 무더기로 사라지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이미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지구 생태계에서 겨우 점 같은 존재인 인간의 이기 때문일까요.
지난주 (10월 1~2일) 강원 삼척에 꿀벌 모양의 인형 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양봉인 최대 축제인 전국 양봉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 1만여명 중 몇 명이 꿀벌인형 탈을 쓰고 오셨습니다. 사라져가는 벌들을 보살피는 ‘벌 아빠, 엄마’이실 이분들의 노고에 새삼 감사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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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그린 어게인' 재활용에서 답을 찾다
하루에 플라스틱을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지난 9월초 스웨덴에서 낯선 생수병 뚜껑을 만난 후 스스로 질문했습니다. 아침에 마시는 생수의 페트병, 점심에 테이크아웃 커피 한잔, 저녁에 마트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담은 비닐봉투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죠.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2024년부터 ‘일체형 뚜껑(Tethered Caps)’을 의무화했습니다. 이 규제는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Single-Use Plastics Directive)의 일환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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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리 은행나무 단풍명소 선정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가 한국관광공사 발간 ‘2024 가을단풍 여행지도’에 수록됐습니다. 공사는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와 협력해 지난해 단풍시기에 방문자수가 많은 전국 단풍명소 27곳을 선정했다. 단풍명소는 반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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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실버가수 ‘금·은·동’ 싹쓸이
제2회 전국 시니어 트롯가요제에서 강원을 대표해 출전한 ‘실버 가수’들이 무대를 휩쓸었습니다. 오석출(삼척)·김장근(횡성)·김현기(원주) 씨는 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대한노인회 주최로 열린 시니어 트롯가요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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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홈술’ 바뀐 주류 트렌드…2년 새 호프집 180곳 줄폐업
코로나19가 바꾼 가장 큰 소비경향 중 하나는 ‘회식문화’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후 9시 이후 음식점이 문을 닫았고 최대 4명까지만 허용하면서 단체회식, 2차 문화는 크게 위축됐습니다. 그 영향일까요. 엔데믹 이후 반짝 빛났던 야간 소비는 장기간 고물가의 영향으로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회식 2차의 대명사인 호프집의 경우 최근 2년간 도내에서 180여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간이주점, 노래방 등 회식문화를 대변했던 업종들도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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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의 딸, 철원의 쌀
나를 키운 건 8할이 쌀이다. 쌀이 자란 곳에서 쌀을 먹으며 나도자랐다. 사계를 관통하며 온몸으로 철원 평야를 받아들였다. 봄엔, 논에 물을 대던 호스의 울컥거림을 보았고 가을엔, 바람결 왕겨의 따가운 비행도 살갗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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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하는 기자] ‘양’과 ‘말’이
비로소 ‘양말’이 되려면
건조대에는 양말이 걸려 있다. 비가 오는데 걷어가지 않는다. 갈아진 뒤꿈치를 보고부터 양말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의미도 없고 선물하기 좋았다. 양처럼 온순했다. 말처럼 능동적이었다, 건조대는 언제부터 저기 놓여... |
[부인하는 기자] 명절 풍경
어렸을 때 나는 명절이면 평창에 있는 큰집에 가곤 했다. 평소에는 못 먹는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고 절을 하면 용돈을 받는 즐거운 날, 그래서 어린 시절 명절은 축제였다. 큰집을 찾아갈 때마다 큰어머니는 눈물이 고이도록 나를 반갑게 맞이해주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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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군대의 위엄
제20회 지상군 페스티벌과 2024 계룡 군 문화축제가 충남 계룡시 계룡대활주로 일대에서 지난 2일 개막해 6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우리 군의 다양한 최신 장비를 둘러보고 군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수 있는 이번 행사는 공군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 특수작전사령부 고공 강하, 제병협동 전투 시범 등 다양한 시범이 펼쳐져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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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겨도 꾼들에게는 귀한 대접 '굽더더기'
참 못생겼습니다. 갓 표면은 먹물을 뒤집어쓴 듯 얼룩덜룩 거무튀튀하고, 대는 모가지를 집어넣은 자라를 닮았지요. 말라비틀어진 소똥을 보는 느낌? 딱 그렇습니다. 그런데 즐겁습니다. 왜일까요. 보는 순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이 버섯은 생육환경이 송이와 같습니다. 송이를 볼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지요. 정식 명칭은 굽더더기! 굽두더기, 꿀돼지버섯, 흰굴뚝버섯 등 이칭이 많지만 꾼들은 굽더더기로 부릅니다. 이 버섯을 발견하면 주변 지역을 꼼꼼히 살펴보시길. 버섯 안쪽은 겉과 달리 우윳빛입니다. 표리부동!
맛은 어떨까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숙회로 먹거나 초무침 또는 된장찌개, 전골로 애용하는데 생김새와 달리 목 넘김이 부드럽습니다. 매끈매끈한 감촉이 일품이지요. 옅은 쓴맛이 나지만 불쾌한 느낌은 없고, 오히려 이를 즐기는 마니아도 있습니다. 쓴맛이 싫다면 버섯을 손질해 급속 냉동시켰다가 물에 우린 뒤 드셔보세요. 놀랍게도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식감은 더 쫄깃해지고 쓴맛은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날것으로 먹으면 독성 때문에 설사와 위경련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데친 뒤 찬물에 담가 독성을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굽더더기는 단백질 분해 능력이 뛰어납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했을 때 버섯 달인 물을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효능으로 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소화능력이 배가되지요. 항염 작용 또한 뛰어나 각종 염증을 다스리고, 어혈을 풀거나 콜레스테롤을 없애는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간 기능을 보호하고 정력을 높이는 효능도 있다고 하니 가을철에 꼭 챙겨 먹어야 할 버섯입니다. 송이와 같은 시기에 나거나 송이가 끝날 무렵 소나무 숲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때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고 이주일씨가 자신의 얼굴 생김새를 빗대어 유행시킨 말인데 이 말 한마디로 그는 ‘코미디 황제’라는 칭호를 얻었지요. 비록 고인이 됐지만 그의 발자취는 쉽게 잊히지 않고 있습니다. ‘못생긴 버섯’의 대명사 굽더더기 또한 황제급 대우는 아니지만 버섯 마니아들 사이에선 귀한 버섯으로 통합니다. 효능도 기대 이상! 아쉽게도 굽더더기가 출현하면 가을 버섯은 사실상 한해를 마감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고온 현상이 지속되며 버섯의 생육 주기가 달라졌습니다. 이러다 겨울철에 버섯을 보게 되는 건 아닌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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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물드는 호반
이영춘 시인은 “세상을 떠난 문우들을 생각하면 울컥한 마음도 들지만, 후배들이 든든히 문학을 이어왔기 때문에 문단의 주목을 받는 등 전통이 계승됐다”고 말했습니다. 시화전은 오는 31일까지 공지천 일대에서 열립니다. |
사명대사 친필 묵적 최초공개
조선시대 선불교의 대표 고승 사명대사 송운 유정이 일본에서 썼던 친필 글씨가 최근 국내로 귀환, 오대산 월정사에서 4일 최초 공개됐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과 외교관으로도 활약하면서 호국불교를 일깨웠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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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의 이상향, 미디어 예술로 확장”
강릉문화원이 주관하는 ‘2024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강릉대도호부관아’가 5일부터 27일까지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 개최됩니다. 조선의 지성을 상징하는 율곡 이이와 교산 허균이 꿈꾼 이상향을 주제로 펼쳐지는 올해 행사는 총 21명의 미디어 아티스트가 35개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특히 올해는 지역예술가들이 참여한 미디어아트 교육프로그램의 성과물도 함께 상영됩니다. 이번 교육과정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새로운 예술 창작활동을 활성화해 지역 문화예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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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빈객(接賓客) 봉제사(奉祭祀)는 글 읽는 집안의 전통입니다.
술 심부름을 도맡았던 저에게 술도가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주전자 뚜껑으로 막걸리를 홀짝 맛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술자리가 파하고 어른들이 손님을 배웅하는 틈은 소주를 탐닉하는 일탈의 순간이기도 했죠. 머리를 젖히고 술병 밑바닥을 손바닥으로 치면 ‘똑’하고 입안으로 떨어지던 한 방울의 소주가 알싸했습니다.
직장에 들어간뒤 선친 앞에서 술을 배웠습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술잔을 받아들어 고개를 돌려가며 익혔던 주법(酒法)은 아직 유효합니다. 그 주법이 100년 역사를 지닌 주국 헌법(酒國 憲法)의 하위법이라는 사실을 최근 알았습니다.
‘제1조 주국(酒國)은 일반 국민(麴民)으로 유지함. 제2조 영토는 전 세계로 하되 미국(米國)과 같은 금주국은 특별식민지로 함. 제4조 심신에 고장이 있는 자, 미성년 남녀, 기독교 신자는 입적을 불허함. 제8조 작위(爵位)는 공·후·백·자·남으로 한다. 술잔을 잘 비우는 사람은 공작(空酌), 큰 잔으로 두둑히 먹는 이는 후작(厚酌), 백 잔을 먹는 사람은 백작(百酌), 자기 손으로 부어 먹는 이는 자작(自酌), 함부로 먹는 사람은 남작(濫酌)이라 함.’
주국의 헌법은 계속됩니다.
‘제12조 술 먹기 좋은 때는 아래와 같이 정함. 타향서 벗을 만났을 때. 바람불고 비내리는 해질녘. 여관방에서 무료할 때. 달 밝고 눈 내리는 밤. 꽃피고 낙엽질 무렵. 우울하고 슬플 때. 통쾌하고 흥분될 때. 제13조 사람이 술을 먹되 술이 사람을 먹지 않게 할 것. 제19조 술 모임에 늦은 자는 후래자삼배란 관습법에 의해 처벌함. 제21조 아래에 해당한 자는 주국의 십불출(十不出)로 인정함. 안주만 먹는 자. 남의 술에 생색내는 자. 술잔 잡고 잔소리만 하는 자. 술 먹다 딴 좌석에 가는 자. 술 따르줄 모르는 자. 상갓집 술 먹고 노래하는 자. 잔칫집 술 먹고 우는 자. 남의 술만 먹고 제 술 안 내는 자. 남의 술자리에 친구 데리고 가는 자. 주석에서 축사를 오래 하는 자. 제26조 주국 국민은 교양상 장진주(長進酒), 주덕송(酒德頌)을 1일 1회 낭독할 것.’
기발한 주국의 헌법은 춘천 출신의 청오(靑吾) 차상찬(車相瓚·1888~1946년) 선생이 제정했습니다. 그는 1926년 11월 월간지 ‘별건곤(別乾坤)’을 창간했습니다. 그리고 1929년 2월 지면을 통해 주국헌법을 만방에 선포했던 것입니다. 그 재치와 유머는 시간의 벽을 넘어 번뜩입니다.
송암동에 낙엽 지고 신연강에 해 기우는데 누구와 더불어 술동이를 열어 잔을 함께 들까?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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