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32호
2025년 4월 28일(월) |
|
|
굿바이 파파
저는 태백 ‘대건유아원’ 출신입니다. 지금은 ‘대건유치원’이더군요. 네.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의 이름을 딴 천주교 성당 유아원을 1년 다녔습니다. 신부님이 원장님이었고 수녀님들이 각 반의 선생님이었던...
등원하고 하원할 때마다 성당 앞의 커다란 성모마리아에 인사를 하고, 식사시간 간식시간마다 작은 손을 모으고 기도문을 외우고, 성당 십자가 그림자 아래에서 ‘사랑합니다’, ‘서로 아껴줍니다’ ‘양보합니다’ ‘범사에 감사합니다’ 등의 말을 배웠습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쫑알거리던 그 말들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지 못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이 작은 씨앗이 돼 제게 심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싹을 틔웠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을 들었을 때 문득 그 유아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늘 우리에게 ‘착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수녀님의 미소, 그리고 작은 성호경 속에서 배우던 겸손과 사랑. 교황님께서 걸어오신 길은 바로 그때 내가 배웠던 순수한 가르침의 완성이었습니다.
교황은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가난한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상처받은 영혼을 따뜻하게 안아주셨던 분. 어린 시절 내가 막연히 배웠던 ‘이웃 사랑’이란 말이, 교황의 삶 속에서 얼마나 깊고 위대한 실천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여전히 완벽하게 사랑하고 나누며 살지 못합니다. 때로는 바쁘다는 이유로, 때로는 내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누군가를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황의 발자취를 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손길과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
|
|
|
전세계 애도 속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20만명 광장 운집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미사는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했습니다. 입당송(入堂頌)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에 이어 기도와 성경 강독, 추기경단장으로 미사를 주례하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강론으로 진행됐습니다.
|
|
|
인제 하남 산불 20시간만에 진화
지난 26일 오후 1시11분쯤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25-1에서 발생한 산불이 약 20시간만인 27일 오전 9시 꺼졌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과 주요시설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피해로 이어질...
|
낙산사 ‘수리부엉이 가족’ 화제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천년고찰 양양 낙산사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4호인 수리부엉이와 새끼 2마리가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부엉이...
|
|
|
18년 만에 돌아온 '2m 구렁이'
영월읍 금강공원에서 지난 2007년 출현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구렁이가 18년여만인 올해 다시 나타나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모(70·여)씨는 지난 21일 오전...
|
70년만에 받는 고교 졸업장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춘천고 1학년에 재학 중 참전해 전사한 고 홍순항 씨에게 70여년만의 졸업장이 전달됐습니다. 춘천고는 지난 25일 열린 개교 101주년 행사에서 홍 씨에게 27회 졸업장을...
|
|
|
'의암호 자전거 달리며 봄 정취 만끽'
‘2025 강원자전거대행진 춘천퍼레이드’가 자전거의 날(4월 22일)을 맞아 20일 춘천 하중도 일원에서 성황리에 펼쳐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을 앞두고 축하하는 도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수도권 1시간대! 몸도 마음도 가까운 강원!’이란 슬로건 아래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시대 실현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촬영/편집 박상동, 방도겸 |
|
|
산성과 풍차가 어우러진 산마루 '대공산성과 곤신봉'
우리 산에는 산성(山城)이 많습니다. 돌이나 흙으로 산비탈에 기대어 쌓은 성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침이 있을 때, 적에게 식량이 될 수 있는 들판의 알곡을 모두 태우거나 거둬버리고, 산에서 농성하면서 적을 지치게 만드는 청야(淸野) 전술을 즐겨 사용했기에 산성이 유난히 많습니다. 경사진 산비탈, 그 자체만으로도 천험의 요새라고 할 수 있는 곳에 성벽까지 더했으니, 이중삼중의 보호막을 친 셈입니다.
강릉에 옛 산성의 실체를 비교적 온전히 확인할 수 있는 산행처가 있습니다. 성산면 보현산에 있는 대공산성(大公山城)입니다. 보현산성으로도 불리는 이 산성은 영동권에서 원형이 잘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산성입니다. 발해의 왕인 대(大)씨 성을 가진 사람이 쌓았다고 해 대공산성이라고 불린다는 설이 있지만, 관련성은 부족합니다. 그러나 토기 조각을 비롯해 여러 유물이 발견된다고 하니 고대(古代)부터 축성이 이뤄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1896년 을미의병 때, 관동창의진(關東倡義陣) 의병 부대가 이곳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는 역사도 전합니다. 1979년에 강원도기념물 28호로 지정된 것도 산성의 원형 보존 실체와 함께 이 같은 역사성을 높이 산 때문입니다.
산성은 높이가 2.3∼2.5m, 둘레가 4㎞에 달한다고 하니 규모도 꽤 큰 편입니다. 내부에는 건물터와 성문터, 우물 샘 등이 남아 있습니다. 적어도 수백 명 군사가 진을 치고 농성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갖춘 셈이죠.
등산은 성산면 보광리 보현사(普賢寺) 입구 계곡에서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오르막 등산로이지만, 올라갈수록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가 많아집니다. 산성마루 일대는 요즘 온통 꽃밭입니다. 얼레지 등 각종 야생화초가 봄맞이 나온 듯, 등산객을 반깁니다. 보현사 들머리에서 산성마루까지 거리는 편도 3.7㎞. 산성이 자리 잡고 있는 보현산의 해발 높이가 944m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성의 해발 높이도 그 정도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산성까지만 해도 훌륭한 등산이지만, 이곳까지 왔는데 백두대간 마루금을 두고 그냥 돌아서면 섭섭합니다. 대공산성 위 백두대간 마루금에는 ‘곤신봉(坤申峰·1131m)’이 있습니다. 산성에서 500여m 위, 지척입니다. 그곳 백두대간 고원은 초원의 나라, 바람의 나라입니다. 곤신봉에서 선자령∼대관령으로 물결치듯 펼쳐진 푸른 초원 위에 하얀색 바람개비 풍차가 줄지어 늘어선 이국적 풍광은 잠자던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합니다. 옛 산성과 풍차가 어우러지는 곳, 대공산성∼곤신봉은 그렇게 ‘과거’와 ‘현재’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입니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
|
한강 작품 속 ‘강원의 모습’은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으로 책을 냈습니다. 24일 출간된 산문집 제목은 노벨상 수상 강연 제목을 딴 ‘빛과 실’입니다. 올해 발표하겠다고 한 소설 ‘겨울 3부작’과는 별개 책...
|
기계 문명이 현대를 감싸안는 환상
냉소적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갑니다. 차갑고 기계로 가득찬 현대 문명이 과거와 충돌을 일으키다가도 이내 공명합니다. 세상을 향해 날 선 시선을 보이다가도 이내 그것을 감싸안는... |
|
|
청량한 보컬·기타연주 의암호 낮과 밤을 깨우다
상상마당 브랜드 20주년을 맞아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공연은 ‘백현진’, ‘카더가든’ 등 인지도가 높은 밴드들이 등장했습니다. 또 ‘지소쿠리클럽’, ‘프랭클리’, ‘일렁’, ‘12bh’, ‘토카이’, ‘BABO’, ‘더 픽스’, ‘김산돌’ 등 데뷔 5년 이하인 젊은 뮤지션들이 등장해 다양성을 넓혔습니다. 특히 김산돌은 지난해 앨범 ... |
|
|
강한 생명력 다양한 효능 '독활(땅두릅)'
‘바람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홀로 굳건하다.생명력이 강하다.’도대체 무엇을 설명하는 말일까요.독활(獨活)!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땃두릅 또는 땅두릅’이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고요?네,그렇습니다.산야초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더라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식물이 독활입니다.독활은 식재료보다 한약재로 널리 쓰였지요.풍증 치료에 주로 사용했는데 뿌리는 근육통과 하반신 마비,두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단백질과 비타민C,칼슘이 풍부해 신경 안정과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식생활이 바뀌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재에서 식재료로 활용도가 높아진 식물중 하나가 독활입니다.생김새가 두릅과 비슷하고 땅에서 새순이 돋기 때문에 땅두릅으로 더 많이 불리지요.건강 식물로 각광받다보니 재배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강원도의 경우 농업기술원 산채연구소에서 촉성재배 기술을 보급,이른 봄부터 시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조기 출하되니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농가에 큰 보탬이 됩니다.두릅·개두릅과 함께 농가의 주요 소득 작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땅두릅은 어린 순을 데쳐 고추장 된장에 찍어 먹는데 무침 나물을 하거나 튀김,전을 만들어도 좋습니다.향이 좋아 입맛을 돋우는데 손색이 없지요.우리나라 각 지역에 분포하며 풀두릅,독활(獨活),토당귀(土當歸) 등 여러 이칭으로 불리며 의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에서는 ‘지두을호읍(地頭乙戶邑)’으로 표기돼 눈길을 끕니다.나물로 먹을 땐 땅에서 솟은 15㎝ 내외의 어린 순을 채취하며 약재로 쓸 때는 가을에서 봄 사이 뿌리를 캐 햇볕에 말려 사용합니다.뿌리에 함유된 펜토산과 아스파라긴이 발한,거풍,진통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대지를 박차고 나오는 야생 땅두릅의 기개가 멋스러운 계절입니다.강한 생명력만큼이나 독립심이 강하다는 독활(獨活)!이름에서 풍겨지듯 시대적 상황과 잘 어울립니다.어쩔 수 없이 ‘홀로서기’에 익숙해져야 하는 요즈음,‘홀로 굳건하다’는 땅두릅을 찾아 나서기 바랍니다.양지보다는 음지에서 잘 자라고,운이 좋다면 주변 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독활 산행을 통해 시대정신도 되새겨 보시지요.홀로 떨어져 있되 더불어 사는 것,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본분을 지키는 것에 대해… <강병로 전략실장>
|
|
|
강원도민일보letter@kado.net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후석로462번길 22 ☎ 033-260-9610수신거부 Unsubscribe |
|
|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이메일(letter@kado.net) 회신으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