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12호
2024년 12월 9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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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덕(?)에 사복 입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싫었던 것들 중의 하나는 교복이었습니다. 다른 학교들은 세련돼 보이는 체크무늬 치마거나 진회색, 남색 등의 단정한 느낌을 주는 교복을 입었지만 저희 학교는 짙은 수박색 상하의 교복을 착용해야만 했습니다.
교복을 입고 수학여행으로 서울 롯데월드, 경기 수원화성 등에 갔을 때 우리를 보고 했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메뚜기떼다’ ‘배추밭 같다’… 짙은 수박색 때문에 부끄러웠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교복치마에는 흔히 말하는 멜빵이 달려있어 하교 후에 좀 편하게 블라우스를 치마 밖으로 빼고 놀고 싶어도 그놈의 멜빵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항상 치마 속으로 단정하게(?) 넣어 입어야만 했습니다.
교복을 벗은 지 벌써 수십년이 지났습니다. 가끔 친구들과 교복 입고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며 헤어스타일 촌스럽다, 안경 이상하다, 신발은 또 왜 저러냐 등등 매우 친한 사이이기에 서로 힐난하지만 늘 마지막은 이 말입니다. “그때는 저 교복 진짜 싫었는데, 지금 보니까 너무 세련됐어” “저런 초록색 교복은 아마 없을걸”이라며… 괜히 자랑스러워집니다.
지난주 한 고등학교의 가정통신문을 보니 화가 납니다. ‘등하교 중의 학생들이 현 시국에 성난 시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라 당부했다고 합니다. 멀쩡히 잘 입고 다니던 교복을 왜 벗어야 할까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 학교 졸업생입니다. 계엄법에 따라 계엄을 건의할 수 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또한 모두 이곳 출신입니다. 여기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첩보부대 777사령부의 박종선 사령관도 같은 학교 출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처럼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아서 교복 입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까마득한 졸업생 선배들 때문에, 일상 중 하나일 교복 착용이 부끄러움을 넘어 위험할 일이 된다는 게 말이나 되나요?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PS: 사진 사용을 허락한 싸클에게 감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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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같았던 숫자 ‘102’의 기억
‘쾅’ 닫히는 문소리에 화들짝 놀라거나 특정한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는 사람이 있습니다. 독재정권 타도를 위해 거리에 나섰으나 ‘빨갱이’로 몰렸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당시의 고문과 압박으로 환갑을 한참 넘긴 나이에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비상 계엄령 사태에 가장 놀라고, 가슴을 쓸어내렸을 이들입니다. 춘천 102보안부대를 중심으로 강원도에서 벌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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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생태시계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봄이 되면 이자리에 똑같이 식물이 올라와요.” 하지만 최근 식물의 생체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11월의 도립화목원에서 복수초가 발견됐습니다. 금강초롱꽃의 싹도 올라왔습니다.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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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출산' 현실과 과제는?
최근 배우 정우성이 혼인 외 출생아(혼외자)를 출산한 계기로 인해 ‘비혼 출산’ 논쟁이 부상했습니다. 이런 입장에 대중의 시선은 엇갈렸습니다. 우리 사회가 전통적 가족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반면, 양육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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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치·의미 인간이 만드는 것"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와 궤도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지난 4일 춘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법을 두고 사람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AI명사 특강 ‘춘천, 데이터 레이크에서 혁신을 꿈꾸다’가 이날 춘천시청 대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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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나라 헌법' 준수하자
겨울이 오고, 곧 연말연시가 찾아옵니다. 송년회나 신년회를 빌미로 여기저기서 술 넘어가는 소리가 들릴 즈음입니다. 이제 슬슬 술꾼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에게, ‘술나라 헌법’의 존재와 준수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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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 양민혁, 떠나기전 찾은 곳은...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하며 유럽 진출을 앞둔 양민혁(18)가 강원 축구꿈나무들을 만나 격려했습니다. 지난 5일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와 양 선수는 강원FC 유스아카데미(U12 축구팀)와 후평중학교(U15 축구팀)를 잇따라 방문해 축구꿈나무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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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건강 지킴이 '덕다리버섯'
산에 오르면 끊임없이 묻고 또 묻습니다. “먹어도 될까?” 당연하지요. 독초와 독버섯을 구별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으니 안전을 확인하는 건 당연합니다. 명이나물(산마늘)과 은방울꽃, 박새를 식별할 줄 알아야 산채밥상을 차릴 수 있고, 화경버섯의 생김새와 특징을 간파해야 느타리버섯을 마음 놓고 딸 수 있습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건 다음의 일이지요. 산야초 산행의 제1원칙은 ‘보고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섣부른 판단과 맹신은 경계 1호! 경험이 축적되면 조금씩 반복해서 맛을 보고 체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야생의 날것은 늘 위험하니까.
송이와 능이 꾀꼬리버섯, 싸리버섯, 표고, 영지는 비교적 쉽게 구별됩니다. 그러나 말굽버섯, 잔나비걸상, 덕다리버섯은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요. 특히 유생 단계에선 구별하기가 까다롭습니다. 9~10월쯤 활엽수 고사목에서 피는 덕다리버섯은 적황색을 띠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합니다. 자실체가 10~25cm까지 자라며 주변 버섯을 압도하지요. 이즈음 받는 질문이 “먹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답은? 식용할 수 있지만 대중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목질화되기 전 부드러운 부분을 볶으면 닭고기 맛이 난다고 하지만 대부분 성체를 채취, 차로 달여 마십니다.
덕다리버섯을 달인 물은 진한 갈색 또는 옅은 적갈색을 띱니다. 감초와 대추를 함께 넣어 달이면 목 넘김이 훨씬 부드럽지요. 이 버섯에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많아 항종양 효과가 크고, 암세포를 억제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인슐린 분비를 촉진,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주며 소화기 계통 기능을 높여줍니다. 달여 마실 땐 목질부를 잘게 썰어 유리용기에 넣고 끓이는데 2~3가지 재료를 함께 넣으면 좋습니다. 정성껏 달인 물은 1~2주 보관하며 식수 대신 마실 수 있습니다.
겨울 산야초 산행은 봄가을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생명 활동이 정지된 듯 보이지만 버섯류는 이때가 또 다른 채취 적기이지요. 소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뽕나무에서 자라는 상황, 말굽버섯, 잔나비걸상, 덕다리버섯이 주요 대상인데 해발 고도가 높은 청정지역일수록 다양한 버섯을 만날 수 있습니다. 쓰러진 참나무 또는 고사목에서 자라는 덕다리버섯은 단단하게 목질화되고, 표면이 매끄럽게 윤이 날수록 상품입니다. 버섯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겨울 산야초산행! 안전채비는 필수입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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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생의 파도, 화가의 생명력
지난 4일 세상을 떠난 춘천 출신 이상원 화백의 작품세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타협 없이 고독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의 작업은 일제강점기와 전쟁, 분단의 상처를 맨 몸으로 버텨내는 삶의 한가운데에 직면한... |
"모든 이를 사랑하려고..."
일생을 수도자로 살며 주옥같은 시를 통해 세상에 감사와 위안의 메시지를 전해온 양구 출신 시인 이해인 수녀가 수도입문 60주년을 맞아 첫 연가곡집 뮤직콘서트 ‘가을편지’를 띄웠습니다. 이해인 수녀는 지난 30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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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평창' 겨울의 묘미 선사
때 이른 이상 폭설이 내려 설국으로 변한 평창. 그렇지만 폭설 속에서도 평창의 대자연 속 힐링 공간에서는 겨울의 색다른 즐거움과 쉼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평창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평창자연휴양림과 계방산 오토캠핑장, 광천선굴 어드벤처테마파크에서 겨울의 묘미를 만끽하며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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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영광은 공화정(共和政)에서 출발했습니다.
기원전(B.C.) 509년 평민과 귀족이 이민족 지배자를 축출한뒤 왕정(王政)을 끝내고 공화정을 시행했습니다. 원로원·집정관·백인회·평민회·호민관이 상호 견제했습니다.
포에니전쟁을 통해 로마는 B.C. 2세기를 전후해 지중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영토확장은 많은 변화를 초래했습니다. 대농장제가 보편화되며 소작인이 크게 늘고 자유 신분의 중소농은 몰락했습니다. 부가 축적되며 사회는 건전한 기풍이 사라지고 향락에 탐닉했죠. 귀족은 의무와 책임을 게을리 하고 로마군은 용병으로 전락했습니다.
B.C. 1세기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은 실패했습니다. 잇딴 전쟁과 반란으로 군인들의 권력은 나날이 커져 갔습니다. 정치군인 폼페이우스(B.C. 106~B.C 48년)와 케사르(B.C. 100~B.C. 44년)의 등장입니다. 케사르의 급부상에 두려움을 느낀 폼페이우스와 원로원은 손을 잡았습니다.
케사르는 B.C. 49년 루비콘강을 건넜습니다. 결과는 승리였죠. 로마 개선후 10년 임기 독재관에 취임했습니다. 다시 10년 임기 집정관이 됐습니다. 곧 이어 종신(終身) 집정관이 됐죠. 황제라는 의미의 임페라토르(Imperator)라는 칭호도 받았습니다. 동전에 얼굴이 새겨지고 시내에는 동상이 들어섰습니다.
공화주의자들은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그 한 가운데 마르쿠스 브루투스(B.C. 85~B.C. 42년)가 있었습니다. 로마 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인물입니다. 케사르도 아들처럼 여기며 믿고 신뢰했습니다.
B.C. 44년 3월 15일. 폼페이우스 극장에 원로원 의원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브루투스는 옷깃에 단검을 숨기고 갔습니다. 케사르가 도착하자 귀족들이 인사를 올렸습니다. 민원이 쇄도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순간 누군가 케사르의 옷자락을 잡았습니다. 그 찰나 카스카가 케사르를 찔렀습니다. 칼들이 칼춤을 추었습니다. 독재자는 발버둥을 쳤죠. 그런데 브루투스마저 칼을 치켜들고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왜 케사르를 죽였는지 묻는다면 이것이 대답입니다. 나의 사랑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로마를 그보다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케사르가 살아서 여러분 모두가 노예로 죽는 것보다 그가 죽음으로써 여러분 모두가 자유인으로 살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글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율리우스 카이사르’ 중에서 나오는 브루투스의 고백으로 마무리합니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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