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13호
2024년 12월 16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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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들이 일냈다
저는 일명 ‘수니’입니다. 2세대 아이돌 출신 가수를 좋아합니다. 앨범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열시간 가까이 줄 서 있기도 했고, 콘서트마다 굿즈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여름 페스티벌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공연한다고 하면 공원 잔디에 방석 하나 돗자리 하나 깔고 즐겼습니다.
분홍색 빛을 내는 공식 응원봉도 있습니다. 응원봉에 흠집이라도 날까 애지중지하며 따로 케이스를 만들어 보관합니다. 또 ‘봉꾸(응원봉꾸미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응원봉에 각종 스티커나 비즈 등을 붙이고 레이스리본 등으로 예쁘게 꾸며줍니다.
저 같은 ‘수니’들이 이번에 제대로 일을 냈습니다.
지난 12·3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퇴진을 외치러 거리로 뛰어나왔습니다. 고이 아끼던 응원봉을 들고 흠집이 날 것을 알지만 그 위에 ‘탄핵’ ‘퇴진’ 등의 글자를 붙이고 또 외칩니다. 우리에게 ‘떼창’은 이미 공연장에서 늘 하던 일이라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거리 위에서 서 있거나 바닥에 앉거나 오랫동안 기다리는 일도 이미 단련돼 있기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외신들은 계엄을 저지한 한국인의 역량과 함께, K-팝 축제 같은 평화로운 시위 문화를 두고 부러움에 한마디씩 합니다. BBC는 “한국의 시위 집회는 마치 야외 음악축제 같았다”, AFP통신은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K-팝 응원봉이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새 생명을 얻고 있다”고 전했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국, 변하는 시위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들어간 축제의 북적임을 보여주면서도 (시위가) 질서정연했다. 차세대 민주주의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이해하지 못할 계엄 선포, 그리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해외에서 대체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할까 부끄러웠지만, ‘수니’들과 우리 시민들의 질서정연하고 평화적인 목소리와 행동은 자랑스럽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창조한 정치적 효능감이 앞으로 우리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아직은 모르지만, 우리는 위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때그때 시대적 경험으로…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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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초등생 1만3439명 준다…학급·교원 감축 ‘초읽기’
학령인구 급감의 문제점은 교육당국의 예측보다 빠르고,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결국 강원도교육청이 학급 당 학생 수를 일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여건과 맞물려 있습니다. 도교육청이 밝힌 올해 도내 초교 364곳의 전체 학급 수는 4139개입니다. 도교육청 계획대로 내년에 117학급이 줄어든다면 4022학급이 운영됩니다. 교육당국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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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잘 하셨나요?
쓰레기는 기후위기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쓰레기는 모든 생산과 소비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편리한 생활의 결과는 참담합니다. 강원도내 쓰레기 배출량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매립지에서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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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많이 오른 외식메뉴는?
올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외식 메뉴 가격이 평균 4% 상승했습니다. 15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1월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서울 기준 평균 가격 상승률은 4.0%였다. 메뉴별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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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의 산 사나이
남들은 평생에 한 두번 오를까 말까 하는 설악산의 대청봉을 지금까지 182회나 오른 70세 등산 애호가가 있어 화제입니다. 산 사나이로 불리는 정선 임계 출신 박승하(사진)씨는 1981년 한국전력 속초지점으로 발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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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처럼 밀려온 MZ세대
양양의 체류인구는 등록인구 대비 17.4배로 전국에서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이었으며, 지역 총 카드 사용액 중 체류인구가 쓴 비중이 50%를 넘으며 지역 소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양양이 이렇게 성장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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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위한 노력' 보여준 명창 이소영
강원도 평창의 작은 산골마을에서 시작된 소리가 대한민국 국악계의 정점에 닿았습니다. 어린 시절 ‘강원도 애기’로 불리며 국악계를 놀라게 했던 이소영 소리꾼이 지난 5월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긴 공백기를 극복하고 다시 무대에 올라 강원 출신 최초의 명창이 된 진솔한 노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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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자연이 함께 마음을 모으다 '돌탑'
산은 자연의 영역입니다. 임도(林道)든, 계단이든, 벼랑을 건너뛰는 철다리든, 인공의 기교는 그 어떤 것도 산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산에 어울리는 인공 피조물이 딱 하나 있습니다. 돌탑(塔)입니다. 돌탑은 인간이 산에서 연출할 수 있는 가장 절묘한 장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에서 돌탑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진중한 시간입니다.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니라 지극정성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니라 그곳을 거쳐 간 수많은 사람의 정성이 더해졌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면 절로 경외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어느 때는 눈보라 무서리가 내려앉고, 오뉴월 세찬 빗줄기가 흙먼지를 씻어내고, 이끼가 미장 한 겹을 더했으니, 돌탑은 인간의 노력에 자연까지 아낌없이 힘을 보탠 합작품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기에 분명 인공의 피조물이면서도 자연의 영역에서 전혀 거추장스럽지 않고, 오히려 산을 더욱 빛내는 보석 같은 장식품이 된 것이겠죠.
사실 유래를 더듬어 보면, 돌탑이 산에 들게 된 데는 우리네 뿌리 깊은 경배 의식과 무관치 않습니다. 우리 땅에서 산은 흔하디흔한 존재였음에도 선조들은 예로부터 산을 경배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전란이 터지면 몸을 피하는 곳도 산이었고, 녹림의 무리를 모아 불만스러운 세상을 향해 한바탕 소란을 피울 힘을 키우는 터도 산이었습니다. 세상을 아무리 둘러봐도 제 몸 하나 누일 땅 한 평 없는 만년 서러운 을(乙)들에게 끼니를 이을 화전(火田) 밭을 제공하고, 철마다 나물이며 약초를 스스로 키워내는 곳도 산이었으니, 산만큼 든든한 존재를 또 어디서 찾겠습니까.
그렇게 의지하면서 섬기는 곳이었기에 우리 산에는 돌탑이 정말 많습니다. 태백산, 소백산, 치악산, 가리왕산 등 명산, 영산은 물론이고, 마을 야산의 산꼭대기까지 화룡점정을 찍듯 돌탑이 서 있습니다. 설악산 백담사 앞 너른 하천을 장식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탑군(群)은 마냥 경이로울 지경입니다.
돌탑을 쌓는 마음은 적선(積善)과도 통합니다. 내가 먼저 돌을 얹는 선행(先行)이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후행(後行)을 부르고, 그로 인해 종국에는 미완의 탑이 완성되고 마는 과정이나 결과가 적선과 꼭 닮았습니다. 너와 나의 정성과 작은 수고만 있으면 기어이 일어서고야 마는 산길의 돌탑처럼 이웃을 살피고 챙기는 적선의 탑이 우리네 마음, 우리 사는 도시 곳곳에 높이 높이 쌓아 올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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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황 그렇게 끔직하진 않아”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54) 소설가가 12일(현지시간) 비상계엄 사태 이후 후폭풍이 일고 있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 |
50년 전 언론자유선언
역사에 가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비상계엄이 6시간만에 해제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감히 상상해 봅니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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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책읽는 의자 기증한 여배우들 ‘눈길’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들이 문학도시 강릉에 책읽는 의자를 기증해 눈길을 끌고있습니다. 연극배우 박정자, 손숙, 윤석화의 ‘책읽은 의자 기증식 및 차담회’가 9일 어흘리 246(정원아버지)에서 개최됐습니다. 이번 기증식에 윤 배우는 건강상의 이유로 직접 참여하지 못했으나 세 배우를 사랑하는 팬들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출연한 김리안 배우, 뮤지컬 배우 고운, 이종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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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와 코를 자극하는 향의 마술사 '산초'
인적 끊긴 거리가 황량합니다.북적여야 할 밥집은 굳게 닫히고,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각자의 피난처(?)에 몸을 숨깁니다.가족들조차 함께 어울리기 어려운 처지.혼밥 혼술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절기는 대설을 지나 동지를 향하건만 사람들의 어깨는 더욱 왜소해지고,감내해야 할 짐은 더 버거워졌습니다.그나마 위안거리라곤 먹는 것뿐인데 어떤 음식으로 이 고비를 넘길까요.혀와 코를 자극하는 강렬한 맛으로 식탁을 점령하는 향료가 그립습니다.한번 경험하면 결코 빠져나오기 힘든 향의 마술사!
산초.전국의 산과 들에 자생하는 산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북아시아에서 널리 쓰이는 식재료이자 약초입니다.주로 열매와 잎을 사용하는데 까맣게 익은 열매로 짠 기름은 토속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는 귀한 식재료였지요.산초유를 두른 두부구이와 찌개는 별미중의 별미.채 익지 않은 열매와 잎도 요긴하게 쓰입니다.물회에 산초 잎을 넣으면 잡내를 제거하고,열매는 장아찌를 담가 4계절 내내 입맛을 돋웁니다.장아찌로 쓸 열매의 채취 시기는 밤송이가 벌어질 무렵이 적기.
산초두부구이는 동지 무렵,불화로를 이용해야 제격입니다.솥뚜껑을 눕힌 소당에 두부를 얹고 산초기름을 두르면 연녹색 기름이 지글지글 배어들어 쌉싸래하면서 고소한 두부구이가 완성되지요.여기에 잘 익은 김장김치와 막걸리 한 사발이면 찰떡궁합.한겨울 추위를 물리치는데 이만한 음식이 또 있을까요?산초는 약재로서의 가치도 훌륭합니다.열매에 함유된 정유와 불포화 유기산,안식향산,타닌은 항균작용이 뛰어나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고 민간에서는 기침과 가래 등 기관지 질환을 치료하는 데 쓰였습니다.
산초의 효능과 약효는 현대의학에서 이미 검증됐습니다.산림환경연구원과 전북대 의대가 지난 2019년 ‘산초유 효능구명 및 산업화 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이를 입증했지요.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초음식의 대중화는 아직 요원합니다.산초기름의 향이 강렬해 대중음식점에서 쉽게 사용할 수 없는 까닭이지요.산초가 옛것,토속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못내 아쉽습니다.산초음식의 대중화를 위한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대합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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