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39호
2025년 6월 16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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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올해 장마가 제주도에서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예년보다 일주일 이른 시작이며, 역대 세번째로 일찍 찾아온 장마라고 합니다.
장마전선은 곧 전국으로 북상하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겠죠?
그런데 장마는 꼭 날씨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마음에도 장마가 찾아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특별히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괜히 무기력해지고 말수가 줄고, 하던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 하늘이 흐리면 마음도 따라 흐려지고, 나도 모르게 숨소리까지 조용해지는 그런 시기 말이죠.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에게 조금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을 겁니다. 억지로 기분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그냥 이런 날도 있지 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오히려 필요합니다.
비 오는 날은 창을 닫고 쉰다고 해서 게으른 게 아니듯, 흐린 날의 마음도 억지로 맑게 만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장마는 늘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끝납니다. 젖을 만큼 젖고 나면, 그 뒤에는 반드시 햇살이 따라옵니다. 또 장마철이라고 내내 흐리고 비만 오지 않습니다. 구름 뒤에 숨어 있던 빛이 어느 날 갑자기 불쑥 창을 두드릴지도 모릅니다.
혹시 요즘 이유 없이 마음이 축축한가요? 무기력하거나, 나만 이렇게 흐린가 싶나요? 그것도 자연스러운 흐름 중 하나입니다. 다들 날씨처럼 조금씩 흐린 마음을 안고 여름의 문턱을 넘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 지금의 감정도 너무 탓하지 말고, 그저 잠시 멈추어 쉼을 주어도 괜찮습니다. 장마는 우리에게 그런 계절이기도 하니까.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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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로또’ 참다랑어, 최북단 고성서 잇따라 잡혀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참다랑어(참치)가 최근 동해안 최북단 고성연안에서 잇따라 어획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고성군 죽왕면 가진항 연안에서 15마리가 무더기로 잡혀 화제입니다. 이날 잡힌 참다랑어는 200㎏∼150㎏ 사이로 위판가는 최고 300여만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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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포] 병원 안 교실을 가다
장애에 굴하지 않고 학구열을 불태우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지난 9일 강원도재활병원 내 위치한 춘천강원권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에 조성된 춘천 동원학교 병원학급을 찾았습니다. 이날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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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서 의사로
이영이 강릉아산병원 교수의 자리는 63병동 복도 한가운데 입니다. 이곳에 앉으면 비명소리로도 어느 환자가 아픈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입원전담 전문의사로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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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춘천시 갈등봉합 아직
강원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춘천 홈 경기 개최는 확정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강원은 지난해 구단 사상 첫 K리그1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하며 ACL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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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명소 남기고 떠나는 BTS
“이제 우리 모두 한 걸음 더 나아가 봅시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길 바랍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BTS의 RM(김남준)과 뷔(김태형)가 10일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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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헌신 도민과 동행" 강원목민봉사대상 시상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히 봉사를 이어온 공직자에게 수여하는 강원목민봉사대상 제27회 시상식이 지난 10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올해 시상식은 강원특별자치도·강원특별자치도의회 출범 2주년과 함께 도의회 개원 기념 69주년과 연계해 진행되면서 더욱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제27회 수상자는 △일반행정=손원천(59) 강원도청 지방농업사무관 △교육행정=김진규(57) 강원도교육청 장학관 △경찰행정=이윤(32) 강원경찰청 경장 △소방행정=김길녕(41) 홍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위 △대민지원=김희준(51) 육군 제5371부대 주임원사 등 5명입니다. 촬영/편집 최보권·이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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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태고의 신비경에 홀리다 '삼척 이끼폭포'
험산의 깊은 계곡 하나가 통째로 이끼로 덮여 있는 신비경을 구경한 적 있으신가요? 온통 초록빛만이 허용될 것 같은 공간에 흰 폭포수가 비단을 드리운 듯 흘러내리고, 몇 줄기 햇살이 비밀의 문을 열듯 깊은 삼림을 뚫고 들어와 어둑한 이끼 계곡을 더욱 신비스럽게 밝힙니다. 원시 태고의 공간이 있다면 이런 곳이 아니겠는가, 영화 아바타처럼 공상 외계 공간이 존재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니겠는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삼척 ‘이끼폭포’ 얘기입니다. 이끼폭포는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육백산 자락의 깊디 깊은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이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강원도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심심산골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옥자’의 촬영지가 된 산골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요. 폭포 주변 산비탈에는 1990년대 중반까지 아이들이 뛰어 놀며 공부했던 옛 초등학교 터가 남아 있습니다. 과거 이 깊은 산골에도 300여 명의 주민이 화전(火田)을 일구거나 산에 기대어 살았다고 하니, 고단하던 시절의 추억이 아련합니다.
이끼폭포는 2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단 폭포 만으로도 감탄사를 흘리기에 충분하지만, 비경의 절정은 상단에 숨어 있습니다. 상단 폭포는 하단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주변이 모두 깎아지른 협곡입니다. 한 줄기 빛조차 들어오기 어려운 수십 길 협곡 안쪽에 ‘용소’라고 불리는 연 푸르죽죽한 묘한 물빛의 소(沼)가 있고, 이끼로 치장한 폭포 벽면에는 ‘용소굴’이라는 깊이를 가늠키 어려운 바위굴도 숨어 있습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용소굴 옆으로 우렁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동굴 속에서는 물안개까지 피어 신비감을 더합니다. 소싯적에 밤새워 읽던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은둔 도인의 세상이 이런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심산유곡이지만, 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예전에 학교가 있는 마을답게 임도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 통행은 안되고, 등산객들은 모두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도계읍 산기길 석회광산을 지나 무건리 소재말에서 시작되는 산행거리는 편도 4㎞ 남짓, 왕복 8㎞ 정도입니다. 거칠고 험한 등산로가 아니라 임도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한나절 정도만 시간을 내면, 충분히 왕복 산행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걱정되는 일이 있습니다. 유명세를 타면서 인간의 발길에 의한 이끼 훼손 우려가 커졌다는 것입니다. 한때 자연 휴식년제를 실시하기도 했고, 지금은 아예 데크 탐방로를 설치했습니다. 벗어나는 일 없이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하는 것이 이끼폭포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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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자연 품은 회화의 향연
설악산의 기암절벽, 진달래 핀 숲길, 바람이 스치는 들판과 고요한 바다…. 강원의 자연이 배경이 아닌, 작가들의 예술혼이 스며든 ‘화폭 속 주인공’으로 거듭났습니다. 한국미술협회 강원지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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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향기가 코끝을 스치면
최북단 고성군 진부령 자락엔 프로방스(남프랑스)의 고운 보랏빛 라벤더 물결이 장관을 이루며 ‘쉼’의 향기를 온전히 전하고 있습니다. 고성 간성읍 꽃대마을길(175, 어천리)에 아늑하게 자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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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알짜배기 여행 청정 평창 대자연을 거닐다
‘하루 일정으로 평창의 대표 관광 명소를 골고루 둘러보는 힐링 여행’. 평창군 내 관광 명소를 저렴한 비용에 하루 일정으로 즐길 수 있는 평창시티투어가 시작됐습니다. 평창시티투어는 수도권 관광객을 고객으로 강릉선 KTX의 평창역과 진부오대산역에서 출발하는 2가지 코스로 매주 금·토요일 운영되고 있습니다. 평창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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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가득한 불전에 붉은 깃발 빛나고(月殿耀朱幡) / 바람 부는 오륜탑엔 풍경 소리 딸랑인다(風輪和寶鐸) / 아침엔 원숭이 용마루에서 지절대고(朝猿響甍棟) / 밤엔 냇물 소리 휘장에 깃드네(夜水聲帷箔)’
남조 양(梁)나라의 유효작(劉孝綽·481~539년) 선생이 지은 시 ‘동림사(東林寺)’다. 동림사는 중국 강서성(江西省) 여산(廬山)에 있는 절이다.
여산은 주(周)나라 현자(賢者) 광속(匡俗)이 은거하다 신선이 되고 초막(草幕)만 남았다 하여 ‘초막이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얻었다. 해발 1474m. 중국 정부가 1982년 첫 번째 국가급 풍경 명승지로 공포했다. 1996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여산은 동진(東晉)의 혜원(慧遠) 선사가 백련사(白蓮寺)를 창건한 정토종(淨土宗)의 발상지다. 400여 개의 마애석각(磨崖石刻)이 있다.
당(唐)나라 선인(仙人) 여동빈(呂東賓)이 도를 닦았다는 선인동(仙人洞)도 있다.
정호(程顥)와 정이(程頤) 형제에게 성리학을 전수한 주돈이(周敦頤) 선생이 만년에 연화봉(蓮花峯) 아래에 염계서당(濂溪書堂)을 열어 후학을 양성했다. 남송(南宋) 주희(朱熹)가 백록동서원(白鹿洞書院)을 지어 은거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여산은 불교, 도교, 유교가 모두 둥지를 튼 성지(聖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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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에는 서림사(西林寺)도 있다. 칠령(七嶺) 서쪽에 절집을 지었다. 칠령은 여산 동쪽에 모여 있는데 서로 합하여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동파 소식(蘇軾·1037~1101년) 선생이 1084년 5월 동생 소철(蘇轍·1039~1112년)과 함께 서림사를 찾았다.
‘이리 보면 고갯마루 저리 보면 산봉우리(橫看成嶺側看峰) / 멀고 가깝고 높고 낮음이 각기 다르네(遠近高低各不同) / 여산의 참 모습은 정말로 알 수 없으니(不識廬山眞面目) / 이 몸이 산 속에 있기 때문이라네(只緣身在此山中)’
소식이 서림사를 다녀온 뒤 쓴 시 ‘제서림벽(題西林壁)’이다.
어릴 적 퇴계동에서 출발해 춘천중으로 가는 등교길에 매번 봉의산을 마주했다. 춘천의 진산(鎭山)은 정중앙 봉우리를 머리 삼고 좌우 산기슭이 어깨를 닮은 정적인 모습이었다. 어느 날 학곡리 이모님 댁을 다녀 오다 바라본 봉의산은 여러 봉우리들이 말갈기를 휘날리며 동에서 서로 내달리는 역동적인 모양이었다. 그뒤 강 건너 서면에서, 혹은 우두벌에서 바라본 봉의산은 정형화된 얼굴이 아니었다.
소식과 소철 형제가 서림사로 가는 길. 여산도 산굽이를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고개로 보이기도 하고 가파른 산봉우리로 보이기도 했다. 시선에 따라 형상은 제각각, 각양각색이었다.
진면목(眞面目)이란 무엇일까?
시인은 말한다. “마음이 근원적이며 객관적이어야 참 모습이 보인다.” 사물과 상황을 바로 보는 시선은 거시(巨視), 미시(微視), 근시(近視), 원시(遠視)의 총합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하나 만으로는 온전하게 분별할 수 없다.
시시각각 마주하는 만물(萬物)과 만인(萬人)도 편견 없이 골고루 깊게 들여다 봐야 그 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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