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38호 
2025년 6월 9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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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사짓는 분들은 요즘 한창 잡초 제거에 골머리를 앓고 계실 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버리는 잡초가 농작물에 갈 영양분을 먼저 먹고 더 커 버릴까 걱정이실 겁니다. 
  
 이렇게 불필요한 존재라고만 생각하는 잡초를 기리는 곳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실까요? 평창 청옥산의 육백마지기에는 뜻밖의 비석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잡초공적비(雜草功績碑)’. 잡초의 공적을 기린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비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홍준 교수가 그러더군요. 곡식과 농작물의 생산력 증대라는 기준에서 이 온갖 풀들이 잡초일 뿐 잡초는 생태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요. 땅의 겉흙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사라지면 토양이 황폐해진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잡초는 돌봄을 받지 않아도, 어디에든 뿌리를 내리고 살아갑니다. 밟혀도 다시 일어나고, 뽑혀도 흔적을 남깁니다. 인간이 기르는 작물과 달리, 잡초는 생존 자체가 능력입니다. 의도된 것이 아닌, 그저 살아남은 존재. 그 끈질긴 생명력과 회복력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가 아닐까요. 우리 생태계에 잡초가 필요하듯 말이죠. 
  
 요즘 한국 사회를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치권은 진영 싸움에 일촉즉발이고, 청년들은 갈수록 좁아지는 기회의 틈바구니에서 숨 고를 틈이 없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집을 마련하는 것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도 ‘운’에 기대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 이름 없이 살아가는 시민들, 그야말로 잡초 같은 존재들은 묵묵히 각자의 삶을 말 그대로 견디고 있습니다. 
  
 잡초공적비처럼 우리를 기억해 줘야 할 때입니다. 대단한 업적이나 눈에 띄는 성공이 아니더라도,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릴 만한 ‘공적’이 있다는 사실을요. 
  
 우리는 늘 ‘영웅’을 찾습니다. 대단한 지도자, 급진적인 개혁, 혁신적인 정책. 물론 그들 역시 중요합니다. 하지만 사회를 진짜 바꾸는 힘은 이름 없는 다수의 연대,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잡초 같은 국민의 생명력에 있습니다. 어느 방향에서든, 누구에게든 적응하며 버티는 힘. 그 끈질김이야말로 위기의 시대를 통과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더 넓은 삶의 조건을 품는 정치를 해야 할 때입니다. 특정 계층만의 이익이나 감정이 아니라, 비석조차 없어 보일 뻔한 사람들의 자리까지 살피는 정치를요. 거창한 구호보다, 작고 단단한 삶 하나를 지켜내는 실천이 더욱 절실합니다. 
  
 이 땅 위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공적에, 비록 비석은 하나지만 마음속으로라도 고개를 숙여 봅니다. 
  
 그나저나 마당 보도블록 사이 돋아나는 풀을 보며 또 한숨 쉴 엄마의 속앓이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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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대로 강원세상’ 염원담아 춘천 호반 달렸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을 기념하고 6·3 조기대선 이후 하나된 국민통합을 염원하며 달리는 ‘2025 춘천봄내마라톤’ 대회가 마라톤 동호인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참가 동호인들은 ‘함께 달려요 탄탄대로 강원세상’이라는 슬로건 아래 가족 및 동료, 동호인 간의 우의를 다지며 건강 코스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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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자연속 활력 충전
 ‘2025 원주 단구공원 둘레길 맨발 걷기 축제’가 7일 원주 아트갤러리 일대 단구공원 둘레길에서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이번 축제는 맨발로 자연의 매력을 느끼며 삶의 활력을 충전하는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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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고성서 잇따라 잡혀
 동해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참다랑어(참치)가 최근 연이어 최북단 고성군 죽왕면 가진항과 공현진항 연안에서 잡혀 화제입니다. 정치망 어선들에 따르면 고성 연안에서 참다랑어 3마리가 정치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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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넘어 첫 붓칠로 삶을 그리다”
 “배운 건 그리 없어도 살다 보니, 제가 작품을 전시하는 날도 오네요.” 그리운 금강산이 지척인 최북단 고성 현내면 대진항에 위치한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 갤러리’는 14일부터 여든 넘어 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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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청년마을 ‘밭멍’ 국제적 주목
 영월 상동읍 청년마을 ‘밭멍’이 영국의 러쉬 스프링 프라이즈 2025 시상식에서 퍼머컬처 매거진 어워드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밭멍은 자연친화적 농업과 공동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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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고석정 유채꽃·청보리·양귀비 '활짝'
 그동안 개화가 늦어져 임시 휴장했던 고석정 봄 꽃밭은 노랗게 만발한 유채꽃과 푸른 청보리, 그리고 하얀 안개초 사이에 수줍게 피어난 붉은 양귀비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여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입니다. 특히 꽃밭 내에 조성된 전망대에서는 아름다운 한탄강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사진 촬영 명소로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영상=철원군청, 촬영/편집 박상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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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산객의 영원한 로망 '설악산 공룡능선'
  
 먼저 질문부터 던져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등산 코스는 어디입니까? 저마다 본인이 경험한 난이도 최상의 코스가 있겠지만, 짐작건대, 등산 좀 한다고 하는 분 중에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꼽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겁니다.
   ‘공룡능선’은 설악산 중심부의 대표적인 능선입니다. 마등령 삼거리∼무너미 고개까지 약 5㎞ 산줄기를 일컫는데, 외설악과 내설악이 여기서 갈립니다. 능선의 전체 거리는 10리가 조금 넘지만, 오르고 내리는 거친 암봉이 반복되는데다, 어느 곳으로 접근하든 고산 하나를 등산하는 장거리 수고를 한 뒤에야 능선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에 힘든 산행 각오를 단단히 다져야 합니다. 몇 년 전, 국립공원 탐방 난이도 조사에서도 공룡능선은 ‘매우 어려움’ 등급의 수위를 차지했습니다.
   등산객들이 당일치기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설악산 소공원에서 시작해 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 고개∼천불동 계곡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경로입니다. 역순으로 해도 무방하지만, 개인적으로 마등령 쪽 진입을 선호합니다. 그래야 설악이 자랑하는 천불동 계곡의 절경을 하산 길에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이동거리는 20.1㎞, 50리가 넘고, 소요시간도 보통 12시간 정도를 잡아야 합니다. 해발 1320m, 마등령에 오르는 것부터 지레 주눅이 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노선이 짧은 축에 속하고, 난이도도 가장 무난하니, 무조건 감내해야 합니다.
   체력과 지구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극강의 코스임에는 틀림없지만, 공룡능선은 땀 흘린 만큼 충분한 보답을 합니다.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 포털에서는 공룡능선에 대해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일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며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공룡의 등줄기에 올라타면, 울산바위와 속초시내는 물론 용아장성과 서북능선 등 설악의 장쾌한 비경들이 사방으로 파노라마를 펼치듯 한눈에 들어옵니다. 공룡능선이 설악의 심장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그런 호사가 가능한 것입니다. 공룡능선의 끝자락 신선대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은 또 어떤가요. 설악의 심장이 뛰듯, 1275봉과 범봉 등 공룡의 수많은 암봉들이 도열하듯 늘어서 국립공원 제1경의 아우라를 만끽하게 합니다. 운 좋은 날, 공룡의 등 허리에 구름바다, 운해(雲海)라도 깔린다면, 설악은 그 자체로 거대한 진경산수화가 됩니다. 땀 흘리고, 수고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공룡능선에는 널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언합니다. 설악산 공룡능선은 ‘모든 등산객의 영원한 로망’이라고∼.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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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시인 기억공간 조성”
 지난 2018년 작고한 춘천 출신 이승훈 시인은 한국 모더니즘시의 거장으로 꼽힙니다. 시학 이론과 관련해서는 국내 시단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정작 그의 고향인 춘천에서도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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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과 환상 넘나든 회화 여정
 화천에서 활동하는 농부화가 길종갑 작가의 초대전 ‘끝없는 욕망’이 최근 정선 그림바위예술발전소에서 열렸습니다.  회화, 삶, 기억을 교차시키며 ‘욕망’이라는 주제를 역설적으로 되묻는 이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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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으로 하나되다” 2025 원주 에브리씽 페스티벌 
 관객과 뮤지션이 무대 경계를 허물고 음악으로 하나되는 축제 ‘2025 원주 에브리씽 페스티벌’이 7일 연세대 미래캠퍼스 노천극장에서 펼쳐졌습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원주 에브리씽 페스티벌은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이름 난 연세대 미래캠퍼스 노천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 축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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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박하고 까칠해도 효능은 일품 '개복숭아'
  
 돌복숭아,까틀복숭아,야생복숭아,약복숭아,산복숭아…. 
  
 도무지 예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는,투박스러운데다 까칠하기까지 한 개복숭아의 다른 이름입니다.그러나 섣불리 단정하지 마시길.꽃을 보고 열매의 효능을 알면 느낌이 확 달라집니다.옛 사람들은 이른 봄,산과 들에 복숭아꽃이 피면 ‘도요시절(桃夭時節)’이라 하여 ‘처녀가 시집가기 좋은 계절’로 꼽았습니다.꽃이 고운데다 요염했기 때문일 겁니다.분홍빛 치마에 꽃신 신은 새색시를 상상해보시길. 
  
 복숭아에 얽힌 이야기는 수 없이 많습니다.도연명의 작품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대표적입니다.‘복숭아 꽃 피는 마을’을 마음속으로 그리는 이상향으로 여겼지요.보다 현실적인 말은 사기(史記)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나오는 도리불언하자성혜(桃李不言下自成蹊)로 “복숭아,자두나무는 열매가 맛이 좋아 부르지 않아도 사람이 꼬여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뜻입니다.덕(德)이 높으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든다는 이야기지요. 
  
 유기산과 알코올류,펙틴,섬유소가 풍부한 개복숭아는 다양한 약성을 지니고 있습니다.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주스와 효소,과실주로 가공하면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지요.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기침을 멎게 하고,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피로 회복과 면역력 향상,노폐물 배출에도 도움이 됩니다.비타민C가 다량 함유돼 활성산소 억제 및 노화 방지,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영화 ‘기생충’을 보셨다면 ‘복숭아 알레르기’를 이해하실 겁니다.열매에 붙은 잔털은 드물게 알레르기를 일으킵니다.
   6~7월은 개복숭아 채취시기입니다.효소는 개복숭아를 깨끗이 씻은 뒤 설탕과 2:1 비율로 섞어 항아리에서 3개월간 숙성시킵니다.담금주는 설탕없이 또는 약간의 설탕을 넣은 뒤 35도 이상의 소주를 부어주면 됩니다.꽃이 화사하고 열매의 쓰임새가 다양해지면서 마을마다 개복숭아를 심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꽃길을 관광자원화 하고,열매를 팔아 소득을 늘리는 것이지요.씁쓸한 이면도 있습니다.감시가 느슨한 마을을 돌며 개복숭아를 훔치는 짓이지요.무릉도원에 도둑이라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먹으면 되는 것을. <강병로 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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