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61호
2025년 11월 17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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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찾아왔습니다. 문도 두드리지 않고 불쑥 들이닥치는 이 손님은 늘 그렇듯 예의는 없지만, 말이 많은 존재입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코가 막히는 상황에서 몇가지를 깨닫습니다. 머리가 띵하게. 우리 사회도 어쩐지 이 독감 바이러스와 닮아 있다는 사실을요.
독감에 걸리면 몸은 금세 알아차리죠. 열이 오르고, 기운이 빠지고, 어딘가에서 경고등이 깜빡이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정작 마음의 열에는 무척 둔감합니다. 분노가 38도쯤 올라가도 “괜찮습니다”라는 자동응답을 내놓고, 피로가 축적돼도 “아직 버틸 만해요”라고. 독감은 이렇게 솔직하게 몸살을 내는데, 우리는 왜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또 병원 대기실에서는 여기저기서 기침 소리가 겹치며 묘한 합창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정작 그 혼잡 속에서도 남의 아픔을 외면하는 일은 참 자연스럽습니다. “저사람 힘들어 하는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라는 말보다 “얼른 내 차례나 왔으면”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건 솔직한 인간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이러스는 빠르게 퍼지는데 정작 우리의 배려는 참 느리기만 합니다. 확산은 순식간인데, 이해와 양보는 왜 그리 굼뜬지요. 한 사람이 기침을 하면 다들 숨을 참지만, 누군가 지쳐 보일 때는 마음의 거리두기를 좁히려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거리두기를 하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거리를 좁혀야 하는데도 그렇습니다.
독감이 오히려 한 수 가르쳐주는 듯합니다. 몸은 쉬어야 낫고, 사회는 멈춰야 보이며, 사람들은 서로를 돌아봐야 비로소 따뜻해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독감은 언젠가 지나가지만, 우리가 서로를 방치하는 마음의 냉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독감에는 조금 특별한 의미를 붙여보고 싶습니다. 아프게 하니 미워할 수도 있지만, 덕분에 잊고 살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처럼, 사회 역시 때로는 경고음을 울립니다. 그 음성을 외면하지 않고 들을 수 있다면, 이번 독감철도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희 디지털콘텐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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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귀향'…"탄광에서의 희로애락 생각"
옛 광산노동자와 진폐단체들이 국내 최대 탄광도시인 태백을 방문, 대한민국 경제발전과 산업화를 이끈 광부들의 땀과 희생을 기리고 강원랜드 설립 이후 변모된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만났습니다. 본지와 강원랜드가 함께함 광부의 귀향 프로젝트는 옛 광산노동자와 진폐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진폐환우들에게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제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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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일은 내가 직접
“내가 살고 있는 읍면동과 관련된 일에는 내가 직접 참여할 할 수 있어야 한다" 전국 최고의 주민자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춘천에서 주민자치위원들 교육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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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날' 발상지서 기념식
제30회 농업인의 날 국가 기념식이 농업인의 날 발상지인 원주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김민석 총리는 국민 화합과 농업인의 날(11월 11일) 가치 확산을 위한 부대 이벤트에도 참여, 의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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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예술 소외론 현실화
이재명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지역 예술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립예술단체의 지방이전이 무산되고, 자문위원회에는 지역 인사가 8.9%만 포함됐습니다. 지역소외론이 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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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 필적 확인 문구는?
2026학년도 수능이 끝났습니다. 2005학년도 시험부터 도입된 필적확인문구는 그동안 많은 감동을 줬는데요. 올해는 안규례 시인의 '아침산책' 중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음처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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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관광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강원도민일보가 주최한 2025 정선아리랑열차 토크콘서트·힐링투어가 지난 1일 민둥산 은빛억새투어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날 투어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시작, 산악인 김영미 대장과 함께하는 민둥산 등산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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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등뼈, 장쾌한 천변만화의 현장 '서북능선'
설악산은 웅장하고 장쾌하다. 그 진면목을 가장 높은 곳에서 즐기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단연 서북능선이다. 대청봉~중청~귀때기청~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은 설악을 지탱하는 등뼈인 동시에 주능선이다. 주능선 마루금의 거리로만 13㎞에 달하고, 오르고 내리는 거리를 합하면 보통 18㎞ 이상을 이동하는 고된 수고를 감내해야 서북능선을 모두 탐방하는 경이로운 쾌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서북능선은 우리나라 단풍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북에서 남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단풍의 행로상 설악산은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고산이고, 최고봉인 해발 1708m 대청봉을 끼고 있으니, 단풍이 가장 먼저 몸을 푸는 것이 순리이리라. 단풍이 일찍 물든다는 것은 겨울도 그만큼 길고 빨리 찾아온다는 것을 뜻한다. 올해도 벌써 지난 10월 20일에 대청봉 등 고지대에서 첫눈이 관측됐다. 설악산이 최고의 잔치판을 벌이는 만산홍엽의 단풍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서북능선은 고산준령의 백미인 천변만화의 현장이기 때문에 사시사철 어느 때나 요술 같은 자연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평균 고도가 1400여m에 달하는 서북능선에 올라서면 설악이 심장부에 감춰둔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암릉의 장쾌한 용틀임이 한눈에 들어오고, 어둠을 뚫고 일찍 등산에 나섰다면, 동해바다에서 아침 해, 불덩이가 사위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솟구치는 장관도 목도할 수 있다. 또 하늘은 분명 티 없이 맑고 청명한데, 발 아래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짙은 운해에 파묻혀 구름바다 위에 서 있는 몽환적 경험을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귀때기청봉 일대는 매년 5월 중순에 우리나라 고산의 토종 진객인 털진달래가 떼 지어 만개하는 꽃세상이라는 점도 매력을 더한다.
하지만 절경을 실감하려면 그만한 수고가 필요한 것이 인지상정. 우리나라 3대 고산인 서북능선은 난이도 최상급의 코스로 정평이 나 있기에 땀깨나 빼는 인내를 각오해야 한다. 특히 능선의 높낮이가 심하고, 너덜 바윗길이 많아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서북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여러 곳이다. 양양 오색, 인제 남교리, 장수대 등을 들머리로 삼을 수 있다.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들머리는 한계령 정상(해발 920m)이다. 이곳에서 귀때기청봉 방향과 대청봉 방향으로 두 번에 나눠 서북능선을 즐기는 것이 난이도상 가장 무난하다. 지금 서북능선은 벌써 겨울 채비에 들어갔다. 그대, 설악의 심장이 뛰는 모습을 보며 삶의 활력소를 챙기고 싶다면, 서북능선으로 가시기를 강추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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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2색 ‘흥보가’ 강원 찾는다
우리 고유의 음악인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흥보가’는 권선징악과 형제 사이의 우애를 다뤄, 민중의 해학과 재치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마음씨 착한 동생 흥보가 다리가 부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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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선보인 회화전
30여년 간 강원대학교병원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박소영 씨가 암 투병 당시 그린 그림을 선보이는 첫 번째 개인전을 마련해 예술 작가로 나섰습니다. 박 씨는 오는 30일까지 춘천 복합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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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처 발레로 보듬다
한국전쟁 당시 춘천 전투에 나섰던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발레로 풀어낸 박기현발레단의 공연 ‘그해 6월, 이름 없는 별이 되어’가 지난 10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습니다. 박기현 강원대 무용학과 교수가 예술감독과 안무를 맡았고, 9월 강원권 무용단 최초로 제34회 전국무용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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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하는 사람에게 '자리공' 열매를…
가을볕에 빛나는 풍성하고 실한 자주색 열매!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침샘을 자극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자리공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온갖 새들이 모여들어 파티를 즐깁니다. 뭇 새들은 달착지근한 과즙에 취하고, 식물은 자연스럽게 씨앗을 퍼트립니다. 먹히든 먹든 어느 쪽도 손해 볼 일이 없지요. 그러나 새가 아닌, 동물과의 관계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소를 비롯한 초식동물은 자리공을 보면 본능적으로 외면합니다. 뿌리와 줄기 잎에 치명적인 독이 녹아있기 때문입니다.
자리공 어린 순은 장녹나물이라 하여 끓는 물에 데쳐 무쳐 먹지만 성체가 되면 강한 독성을 품습니다. 시골에서 물길을 돌려막아 고기를 잡은 경험이 있다면 자리공과 여뀌, 가래나무 뿌리의 독성을 어느 정도 가늠할 것입니다. 냇가에서 잘 자라는 여뀌가 주로 이용되지만 메기와 뱀장어를 잡을 땐 독성이 강한 자리공과 가래나무 뿌리를 짓찧어 즙을 냅니다. 독즙이 물에 풀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물고기들이 하얗게 배를 뒤집으며 떠오릅니다. 자리공과 가래나무의 강한 독성이 물고기를 기절시키거나 마비시키는 것이지요.
자리공 뿌리는 도라지, 인삼과 비슷합니다. 선명한 나이테가 특징이지만 일반인이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곧잘 중독 사고를 일으킵니다. 올해도 뿌리를 나눠 먹은 교회 신도들이 복통을 일으켜 집단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뿌리를 먹게 되면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심장박동이 빨라집니다. 몸에서 열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지요. 증세가 심하면 오심·복통·설사가 동반됩니다. 방치하면 중추신경이 마비되고 결국 심장이 멎어 죽게 됩니다. 한방에서는 “임산부가 많은 양을 복용하면 유산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할 정도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농가에서는 자리공을 살충제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말과 글이 넘쳐납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서슬 퍼런 비수가 되어 불특정 다수를 겨누고, 저항과 반발의 언어가 또 다른 독을 품습니다. 이런 세상, 어떻게 누그러뜨릴까요. 막말과 욕설 당사자에게 자리공 열매 한 움큼씩 먹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이 마비돼 한동안은 닥치고 있을테니… 가을이 깊어 갑니다. 설익고 덜 여문 말은 가급적 입 밖으로 내지 마시길. 독초로 구분되는 자리공 뿌리도 잘 말렸다가 식초에 볶아 사용하면 신우염과 인후염, 종기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사람의 말도 가다듬고 다스려야 할 때입니다. <강병로 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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