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75호
2026년 2월 23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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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탄다는 것은 순간의 박수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 개인이나 집단이 지나온 시간, 감내한 무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가 함께 나눈 의미를 압축한 이름입니다. 그래서 상은 늘 즐거움과 함께 책임을 동반합니다. 공로를 기리는 동시에, 그 공로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묻는 질문이 따라붙기 때문입니다.
2000년 가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정됐습니다. 그는 분단과 냉전, 독재의 시대를 통과하며 대화와 화해, 민주주의라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수상은 개인의 영예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신념이 국가의 얼굴이 될 수 있음을 세계에 보여준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 하나의 이름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정 인물도, 단체도 아닌 ‘대한민국 시민 전체’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폭력과 연대로 극복한 시민들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는 소식은 그래서 낯설면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불법적 권력에 맞서 총이 아닌 촛불과 연대로 헌정 질서를 지켜낸 경험, 내전도 유혈도 없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긴 이 과정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입니다.
지난달 정치학자들은 이를 ‘빛의 혁명’이라며 우리를 추천했습니다. 어둠을 밀어내는 힘은 거창한 영웅이 아니라, 광장에 나온 평범한 시민들의 인내와 절제, 그리고 헌법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시대에, 한국은 비교적 짧은 시간 내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K-팝이나 K-드라마처럼 소비되는 문화가 아니라, 삶의 방식으로서의 ‘K-민주주의’가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만약 이 상이 현실이 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잘해서 받는 상이기보다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받는 상일 것입니다. 동시에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이 주인이라는 원칙을 일상에서도 지켜내야 한다는, 앞으로도 계속 민주주의를 살아내야 한다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상은 목적지가 아니라 이정표입니다. 즐거움보다 의미가 먼저이고, 박수보다 책임이 오래 남습니다. 대한민국 시민이라는 이름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불린 지금, 우리는 이미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빛을, 이 민주주의를, 과연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성숙하게 지켜낼 수 있겠습니까. <김영희 디지털콘텐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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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영월 들썩
설 연휴에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덕분에 비운의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유배지와 능(陵)이 있는 영월 청령포와 장릉이 최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이 영화는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영월 유배지에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우정을 쌓으며 생애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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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딸 심석희 장하다”
강릉 출신의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팀 심석희(서울시청)선수가 8년 만에 복귀한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자 고향인 강릉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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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이어야만 하는가?
지역 소멸과 청년 유출 문제는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사회적 과제다. 대학 졸업 시즌이다. 강원 지역에서 대학 생활을 보낸 학생들의 취업 희망 지역 선택이 강원의 미래를 좌지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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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복판 마주하는 갈림길
김유정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여성 작가들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한 회의부터 지난한 사랑 속에서 나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나는 여정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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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시선으로 본 정선고
16년 교직 생활 중 14년을 학생부에서 보낸 그는, 학교는 성적과 지도를 넘어 ‘대가 없는 인정과 환대’가 오가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아침 교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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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된장국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들녘에는 봄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향이 짙고 잎이 연한 제철 냉이는 흙내 대신 산뜻하고 구수한 향을 품고 있어, 된장과 만나면 깊고 맑은 맛을 낸다. 살짝 데쳐 넣은 냉이는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살려 주고, 된장의 짭조름함과 어우러져 입안을 개운하게 정돈해 준다.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밥상에 은은한 봄 향을 더해 주는 소박한 별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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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곰 콰르텟 신년음악회
28일 오후 4시 강릉원주대 하슬라홀
‘봄을 향한 전주곡(Prelude to Spring)’을 주제로 개최. 임형진 비올리스트와 조형준 첼리스트 객원 참여. 네이버예약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전석 1만원.
기획전시 ‘지극히 사적인 그림생활’
~4.19 강릉시립미술관 교동
2007년 웹툰 <해피 엔딩>으로 데뷔한 작가 ‘귀귀’의 디지털 드로잉과 유화 회화 사이의 경계 감상, 탐구. 작품 옆 QR코드를 통해 숨겨진 스토리 감상 가능.
삼척 ‘2026 이사부장군 선양 독도 사진전’
~2.24 삼척시청 본관 및 별관 로비 등
독도의 사계절 자연경관과 생태를 담은 사진을 비롯해 독도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 기록 사진, 시민과 작가들이 참여한 창작 작품 등 다양한 사진이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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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 주민참여예산 도민 제안사업 공모
도 전역(또는 여러 시·군)에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 주거환경 개선·공공시설 개선·마을환경 보전·개선 등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직접 제안. 강원도내 주소를 둔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주민e참여(https://pb.lofin365.go.kr/GANGWON/main)를 통해 신청.
- 사회적협동조합 무위당숲학교 ‘시민 과학자’ 모집
원주 지역 백로서식지 생태를 연구하게 되며 25일까지 조류 생태 및 지역 생태 보전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가능. 시민 과학자는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원주천, 섬강 일대 백로 집단서식지에서 활동.
- ‘2026 생활문화지원사업’ 참여단체 모집
춘천시 소재 생활예술동호회를 대상으로 활동 지원금을 배부. 춘천문화재단 온라인 지원시스템으로 신청 가능. 활동강화 유형은 40개 내외 동호회를 선정해 각 300만원, 활동지지 유형은 17개 내외 동호회를 선정해 각 200만원의 활동비를 정액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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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이 지나고 우수(雨水)까지 요즘 산자락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봄이 올듯하다.
요즘 산기슭을 걷다보면 연두색의 작은 주머니 같은 것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유리산누에나방의 번데기가 들어있는 고치다.
유리산누에나방은 고치를 짓는데 그냥 짓는 것이 아니라 나름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만든다. 고치를 나뭇가지에 고정시키는데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에 고정시킴으로써 이중으로 안전 장치를 마련한다. 전체 모양은 원통형이지만 윗 부분 안경집 모양의 입구는 일자형으로 나방이 우화할 때 쉽게 나올 수 있지만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렵게 함으로써 천적으로부터 번데기를 보호하도록 설계돼 있다.
아랫 부분은 둥글며 뾰족해 보이는데 배설물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아주 작고 섬세한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고치를 자세히 보면 위, 아래 세로로 실을 여러 겹 덧대어 주름을 잡아 안에 있는 번데기가 다치지 않도록 고치를 아주 단단하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뭇잎 색깔과 비슷한 연두색 실로 고치를 짓는 것은 여름철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아닐 수 없다. 고치 색깔은 또 왜 이렇게 곱디 고울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나방의 고치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앙증맞은 고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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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산누에나방? 이 이름을 대하는 사람들은 ‘누에나방은 알겠는데 유리산이라는 말은 왜 붙었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리산누에나방은 나방 무리중에 산누에나방과에 속하는 나방이다. 그러니까 산누에나방 앞에 ‘유리’라는 단어가 붙은 것이다. 유리산누에나방은 앞, 뒤 날개 양쪽 4곳에 유리처럼 얇고 투명한 막이 있다. 그래서 유리산누에나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유리산누에나방은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된 산림지역에서 서식하는 대형 나방으로 날개 중앙에 투명한 막이 있어 다른 산누에나방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투명한 무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포식자의 눈을 혼란스럽게 하는 위장 전술의 하나로 해석된다. 빛이 통과하면서 배경과 뒤섞이기 때문에 새와 같은 천적이 정확한 윤곽을 파악하기 어렵다. 유리산누에나방은 생존을 위해 가장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어낸 셈이다.
유리산누에나방이 낳은 알은 4~5월경 부화하는데 알에서 막 태어난 애벌레는 몸 전체가 검은색이지만 성장하면서 조금씩 노란색 옷으로 갈아입다가 세 번째 허물을 벗고나면 완전 노란 연두색으로 변한다. 몸 위쪽에 하늘색 돌기를 가지고 있어 다른 산누에나방 애벌레와 구별된다.
특이점은 애벌레를 건드리면 “찍찍! 찍찍!”하고 박쥐 울음소리와 흡사한 소리를 낸다. 왜 하필이면 박쥐 소리를 내는 걸까? 유리산누에나방 애벌레 시기는 박쥐가 한창 활동하는 계절로 곤충을 제일 좋아하는 박쥐를 흉내냄으로써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생존법으로 보인다.
미물인 유리산누에나방에게도 다 계획이 있다.
이 친구는 입이 퇴화해 먹이를 거의 섭취하지 않고 오직 종족 보존을 위해 짧은 생을 살아간다. 반딧불이와 똑같이 어두운 밤을 좋아한다. 최근 늘어나는 빛 공해는 유리산누에나방에게도 치명적이다. 불빛은 방향 감각을 교란시키고 번식 행동에 방해가 되며 포식 위험을 높인다.
유리산누에나방의 투명한 날개가 아무리 정교하게 위장을 돕는다 해도 밤을 낮처럼 밝히는 인공 조명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한번 더 생각해야 한다. 1년에 몇 번밖에 이용하지 않는 곳까지 밤새도록 불을 훤하게 밝혀야 하는지…<청개구리 쌤, 지영군 곤충교육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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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트!]
큰 인물은 자기를 탓하고,
보통 사람은 남을 탓한다.
- 공자 -
<가로 낱말 풀이>
(1) 낚시꾼
(3) 전자나 분자의 유도 복사 성질을 이용하여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장치
(6) 저녁 햇빛, 석양
(9) 재물을 모아 부자가 됨
(10) 먼 길을 떠날 때 웃어른에게 작별을 고함
(11) 맨 끝, 대단원
(12)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13) 어떤 사물에 집착하여 몰상식적인 행동을 예사로 하는 정신 장애인
(16) 어떤 정세나 사건에 대하여 조치를 취하는 의견
(19) 포탄이 곡선을 그리며 나가게 쏘는 포, 장애물 뒤의 목표물을 사격하는 데 쓰임
(20) 붓, 종이, 먹, 벼루, 펜, 잉크 등 문방에 필요한 기구
(22) 뉘우치고 한탄함
(25) 지축의 북쪽 끝
(26) 반항심을 버리고 순종하여 항복함
(27) 국가의 수요에 따라 국민이 곡식이나 기물을 의무적으로 정부에 매도함
(29) 배의 갑판
(31) 어떠한 뜻을 강조하기 위하여 말의 차례를 뒤바꾸어 쓰는 문장 표현법
(32) 어떤 지역의 가장자리를 이루는 곳
<세로 낱말 풀이>
(2) 몸이나 마음이나 집안 등이 걱정 없이 평안함
(4) 집을 옮김
(5) 고치기 어려운 병
(6) 비행기에서 사람이 안전하게 떨어지도록 하는 우산같이 생긴 안전기구
(7) 조직의 운영과 전반적인 업무를 책임지는 사람
(8) 강장동물로 바위 사이나 모래땅에 묻혀 삶, 원통 모양, 96개의 녹갈색 촉수
(13) 어떤 악곡을 다른 형식으로 바꾸어 연주 효과를 달리 하는 일
(14) 주인 옆에 있으면서 그 집 일을 맡아 보는 사람
(15) 마음이 사나움
(16) 큰 문, 집의 정문
(17)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
(18) 눈알
(21 메줏가루에 쌀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고 익힌 된장
(22) 적도의 남북 위도 23°27′을 지나는 위선
(23) 복판 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가운데
(24) 임시로 출장하여 가사 따위를 돌봐주는 도우미
(28) 부끄러움
(30) 풀, 짚, 콩깍지 따위를 써는 연장
* 출제 : 한림대학교 / 김기우 소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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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정답 :
만사여의 萬事如意
(萬 일만 만 事 일 사 如 같을 여 意 뜻 의)
모든 일이 뜻과 같음.
사례문장: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여행 사진을 올리며 ‘2026년 강릉 여행, 만사여의!’라는 캡션을 달았다.
.새해를 맞아 친구들에게 연하장을 보냈다. ‘올해는 만사여의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써넣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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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중 만나는 산성의 성벽
등산하다 보면 옛 성벽을 만나는 일이 종종 있다. 주로 그 지역에서 이름 깨나 하는 산의 험준한 산세에 기대어 돌로 쌓은 산성이 버티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외침이 있을 때, 적에게 식량이 되는 알곡을 모두 거두고 산에서 농성하면서 적을 지치게 만드는 청야(淸野) 전술을 즐겨 사용했기에 산성이 유난히 많다. 천험의 요새라고 할 수 있는 경사진 산비탈에 성벽까지 더했으니, 이중삼중의 보호막을 친 셈이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쌓은 성안에는 산 정상부 혹은 중턱임에도 계곡물이나 샘물이 있고, 비교적 너른 숙영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산성이 우리 땅에서 방어에 얼마나 긴요했는지는 병자호란의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637년 남한산성을 포위, 46일 만에 항복을 받은 여진족 청(淸)은 ‘정축화약(丁丑和約)’을 맺으면서 “성을 다시 쌓거나 개축하지 말라”고 했다. 조선군이 남한산성이나 강화도 섬에 들어가 다시 저항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처였다. 이를 무시하고 조선이 남한산성을 다시 개축하자, 청의 사신이 “어떤 간계를 품고 있기에 이런 짓을 했는가”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는 기록도 실록에 전한다. 산성은 소극적이고 은둔형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공략하기 어려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등산 중에 만나는 옛 성벽은 온전한 것이 거의 없다. 서울 북한산, 인왕산 등 도성의 성곽처럼 새로 축성하다시피 보수를 한 성벽을 제외하고는 허물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혹 강릉시 성산면의 대공산성처럼 이끼가 켜켜이 낀 성벽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십중팔구는 바윗돌이 곳곳에 널브러져 예전에 이곳이 산성이었다는 것을 신음하듯 알려줄 뿐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풍파에 휩쓸렸다고 해도 그곳에 깃들어 있는 옛 선인들의 호국 의지와 노고까지 무너진 것은 아니기에 오늘 우리가 산성을 가볍게 대할 수는 없다.
돌이켜보면 산성은 만인의 정성과 수고가 더해진 불가사의한 역사적 실체이다. 그냥 맨몸으로 올라도 숨이 턱밑에 차는 가파른 산등성이까지 큰 돌을 옮겨 쌓는 고된 노동을 감내해야 비로소 천험의 요새인 산성 하나가 완성될 수 있으니, 피땀으로 쌓아 올린 구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산성을 쌓은 이들은 “적에게 침탈당하는 수모나 고통에는 비할 바 아니다”는 생각으로 모진 수고를 감내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산성은 끊임없이 외침에 시달려온 우리 민족 생존의 보루 역할을 해 왔으니, 오늘 등산 중에 성터에 앉아 땀을 식히는 그대, 산성이 품고 있는 역사를 한 번쯤 되새겨보기를 권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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