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16호
2025년 1월 6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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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三災)의 숨은 의미
일종의 샤머니즘에 빠져계신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그분들과 그들을 현혹한 세치 혀들 때문에 헛웃음이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부서원 하나가 제게 이런 말을 합니다. “저 올해 ‘삼재’래요” 아, 이, 또, 무슨, 그런…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웃었습니다.
새해가 되자 사람들이 삼재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삼재(三災)는 인간에게 9년 주기로 돌아온다는 재난을 의미합니다. 동양철학에서 유래된 재앙명(災殃名)으로 십이지(十二支)에 따른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3년 동안 불운이 닥친다고 알려진 개념으로, 자신의 띠와 관련해 운세를 점검하거나 이를 피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는 모습을 연초면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대에 와서 삼재가 단순히 불운과 동일시되고, 이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어차피 삼재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로 인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줄이며, 삶의 주도권을 운에 맡기려는 태도가 생기게 됩니다.
또 “이번 해에는 중요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삼재 때문에 나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되면, 스스로 위축되고 현실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재는 단순히 재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자신의 삶을 살펴보고 신중한 태도를 가지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면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삼재가 시작된다고 여겨지는 해에는 조금 더 건강을 챙기고, 대인 관계를 점검하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삼재는 삶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라는 상징적 메시지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삼재를 핑계 삼아 무언가를 미루거나 두려움에 갇히기보다는,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나저나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삼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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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척추 연결’ 수도권 동해안 시대 속도 낸다
사통팔달 수도권 강원시대를 위한 SOC 사업들이 2025년 판가름 납니다. 먼저 동해중부선 고속철도가 1월 1일 개통하면서 동해안 1400만 명을 아우르는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했습니다. 한반도의 척추가 완전히 연결되면서 이를 서쪽으로 잇는 ‘수도권 동해안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강원도가 건의한 1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철도 7개 노선이 반영될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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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강릉 하루 생활권
부산~강릉 동해선 철도 개통일인 1일, 첫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은 “경포해변과 커피거리를 부산·울산과 대구에서 하루만에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을사년 새해 첫날인 이날 강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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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새롭게"
지난해 연말 대통령 탄핵정국에 이어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로 연말연시 지역 상경기가 더욱 침체됐고 새해를 마냥 기쁘게 맞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주 애도기간이 끝나면 지역별로 다시 대대적인 지역상경기 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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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후위기 골든타임
2025년은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해입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이 2035년 국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NDC)를 설정하는 해입니다. 또, 2026년부터 5년간 시행될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어떻게 운영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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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새해둥이 '복덩이' 탄생
2025년 을사년 새해 첫 날 ‘푸른 뱀의 해’를 맞아 강릉에서 힘찬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1일 오전 0시 29분에 강릉아산병원에서 강기범(32)씨와 박하빈(31)씨의 둘째 딸 복덩이(태명)가 태어났습니다. 복덩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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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도 들리고, 버스투어도 하고" 동해선 철도 개통
2025년 새해 첫날인 1일 강릉과 부산, 강릉과 대구를 오가는 동해선이 개통되어 지역경제 활성화로 파급효과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날 개통한 동해선 열차는 오전 5시 33분 부산(부전역)에서 승객 400여명을 태우고 출발해 포항, 울진, 삼척 등 동해안을 따라 힘차게 올리와 5시간 만인 오전 10시 36분 강릉역에 도착했습니다. 강릉역에서는 첫 기차를 타고 도착한 탑승객들을 위해 깜짝 환영이벤트가 열려 동해선 개통의 의미와 감동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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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 한데 어우러져 다 이루시길
시래기밥, 곤드레밥, 더덕밥, 감자밥, 강냉이밥, 기장밥, 수수밥, 조밥, 콩밥, 메밀느쟁이밥, 감자붕생이밥…. 밥이 곧 생명인 세상에서 이밥 저 밥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지요. 온갖 밥을 한데 모아 함께 먹는 밥은 또 얼마나 맛있을까요.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지만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농촌 들녘에서는 ‘모둠밥’이 일상이었습니다. 길 가던 나그네까지 불러 함께 먹었던 밥! 그 밥엔 나눔과 배려, 사랑이 녹아있었지요. 정으로 버무려진 한 끼 행복이었습니다.
밥이 뭘까요. 스탠퍼드대학 Dan Jurafsky 교수는 ‘음식의 언어(Language of food)’에서 “음식에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 가족과 공동체 문화와 합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녹아있다”고 했습니다. 밥에 나의 존재 이유와 가치,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욕구가 내포돼 있다는 것이지요. 채식 위주로 식단이 짜인 한식은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채식은 한식의 바탕이고, 채식의 바탕은 나물에 있다. 나물 문화에 우리의 식생활 지혜가 잘 드러난다. 나물은 사계절의 맛과 자연의 향기로 한국인의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식생활의 꽃”이라고 설명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를 차지하며 혼밥 혼술이 고착된 세상에서 ‘먹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놀랍게도 빅데이터는 여성은 저체중, 남성은 비만을 조심하라고 일러줍니다. 생존을 위한 음식이 건강을 해치는 격이지요. 그러나 음식을 ‘관계’와 연결 지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회식문화가 사라진 직장의 분위기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되겠지요. 혼자 먹는 것이 익숙해지고, 누군가와 마주하는 것이 불편한 사회에서 ‘관계의 밥’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하버드대 월딩어 교수는 인간의 행복이 ‘사람들과 의지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했습니다. 혼밥시대! 주래프스키 교수가 진단한 ‘밥’의 욕망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새해 첫날, 어느 봄날의 에너지를 불러내 밥을 짓습니다. 다래 순을 불리고, 곰취를 볶아냅니다. 도라지를 무치고 진초록 개두릅을 밥상에 올립니다. 말린 느타리버섯은 아이 손가락처럼 부풀었습니다. 모두 지난 봄가을 갈무리해두었던 재료들이지요. 도톰하게 살이 오른 굴과 나물을 넣어 뜸을 들이면 나물 모둠밥 완성! 참기름 몇 방울에 고추장 두어 숟가락 넣어 싹싹 비빕니다. 새해 모든 소망이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 오순도순 나누는 밥 한끼가 행복을 불러옵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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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건너 쏟아지는 '아홉구비'
화천 ‘구곡폭포’가 억겁의 시간을 지나 2025년 새해, 화폭 위에 올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강원지역 예술인단체 ‘산과함께’가 오는 11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기획전 ‘곡운구곡의 생(生)’을 개최... |
어둠 쫓아낸 문명
속초 출신 고형렬 시인이 원고지 900매 분량에 이르는 장시집 ‘칠일이혼돈사’를 펴냈습니다. ‘리틀보이’, ‘붕새’에 이은 세 번째 장시집으로, 그가 15년에 걸쳐 집필한 ‘에세이 장자’ 응제왕편 일부를 발췌해 새롭게 풀어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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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이 북적이는 도심 속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문득 조용한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날이 점점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도심에서는 느끼기 힘든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집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많은 사람들이 도심을 벗어나 농촌으로 떠나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며 보내는 휴가를 뜻하는 ‘촌캉스’라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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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일 새벽 5시50분.
짙은 어둠을 헤치고 숙소를 나선다. 새해 첫날 희망을 안고 가리왕산에서 해돋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정상으로 가는 승강장 계단에 서니 파란 불빛과 분홍 불빛을 꼬리처럼 달고 케이블카들이 둥둥 하늘로 떠가고 있다.
케이블카 밖은 칠흑 같은 밤이다. 앞서 가는 불빛만이 선명하다. 거친 바람이 “위이잉~. 위이잉~.” 사납다. 케이블카가 좌우로 흔들린다. 현기증이 난다. 눈덩이는 유리창을 연거푸 때린다.
동행은 세 명이다. 정선읍에서 왔다는 젊은 부부와 6개월된 아기 하현양. 인사와 새해 덕담을 나눈다. 마음 속으로 생애 첫 새해를 맞은 갓난아기의 건강과 복을 기도한다.
거친 눈보라를 뚫고 도착한 가리왕산 전망대는 인사인해다. 영하의 추위에 해맞이 손님들은 실내공간에 옹기종기 앉아 따뜻한 커피와 라면으로 언 몸을 녹인다.
야외 전망대로 나가자 몸이 휘청인다. 두 발에 힘을 주고 허리를 곧추세운다. 입을 크게 벌려 밤새 백두대간을 타고 달려온 찬 바람과 거센 눈발을 폐부까지 삼킨다.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깨어난다.
섣달 그믐날 밤을 정상에서 지샌 영상기자는 눈사람이 돼 있다. 카메라와 시선은 동쪽 하늘을 향해 고정이다. 렌즈와 눈썹 위에는 눈꽃이 하얗게 폈다. 철제 난간에 노끈으로 붙들어 맨 카메라가 사시나무처럼 떤다.
실내 전망대는 따뜻하다. 부산에서 왔다는 쌍둥이 남매는 옆자리 할머니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배꼽인사를 한다. “아이구 이쁘기도 하지.” 사투리가 구수한 어르신이 복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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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40분.
불그스레 여명이 구름 위로 펼쳐졌지만 해돋이는 없었다. 하지만 이른 새벽 정상을 찾은 등반객들의 얼굴에는 붉은 해가 떠 있다. 6개월된 아기, 쌍둥이 남매, 여대생들, 반백의 직장인들, 엄마를 닮은 할머니들, 그리고 이들의 산행을 돕던 봉사자들은 이미 마음 속으로 가슴 벅찬 새해 일출을 만났던 것이다.
하산길 케이블카는 훈훈하다.
서울서 왔다는 30대 직장인들은 “파이팅!!”을 외친다. 며느리 안부전화를 받은 어르신은 “너희 식구 무사하고 건강한게 내 소원”이라며 안녕을 기원한다. 작은 공간이 온기로 가득해 진다.
아침 햇살이 넘실대는 가리왕산 아랫마을은 뜨끈한 떡국과 오뎅 국물로 새해 손님들을 반긴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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