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22호
2025년 2월 17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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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셀프’다
퇴근 후 손을 씻고 제일 먼저 집어 드는 것은 TV리모콘. TV를 집중해서 보고 있지 않아도 그 안에서 나오는 소리는 제가 무사히 귀가를 했음을 느끼해 주는 일종의 장치입니다.
대체 무엇을 시청하냐고 묻는 사람도 많습니다. 다양합니다. 실시간 뉴스도 보고, 몇년 지난 다큐멘터리도 보고, 드라마도 영화도 그냥 다 봅니다. 그것도 싫증이 나면 이미 봤던 영화, 드라마를 주야장천 틀어둡니다.
최근에도 벌써 10년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 ‘미생’을 다시 봤습니다, 아니 틀어두었습니다. 15화였던가 16화였던가 주인공 장그래는 아침 출근길 로비에서 180도 달라진 한석율을 만납니다. 이전과는 다른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과묵한 모습으로 나타난 한석율에게 장그래의 독백이 이어졌습니다.
“부당과 허위에 가혹한 시간들을 견디는 방식으로 한석율은 입을 닫았다. 오로지 무감해지는 법만 연마하는 사람처럼 시간을 지우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감히 그에게 섣부른 충고를 건넬 수 없었다,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됐다. 시련은 셀프라는 걸”
너무나도 냉정하게 우리들의 현실을 드러낸 말이라 가슴이 시립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모든 어려움은 결국 스스로 해결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입시를 위해 혹은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또 연애든 사업이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분주하게 최선을 다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좌절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도전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대신 공부해 줄 수 없고, 대신 시험을 봐 줄 수도 없는 것처럼 결국 이 시련을 이겨내는 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이때 주변 사람들이 걱정해 주고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실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의 몫입니다. 결국 스스로 방법을 찾고, 실패를 딛고 일어나야 합니다. 시련은 당시에는 힘들지만, 그것을 극복했을 때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인생의 크고 작은 시련을 넘고 있는 우리, 그 시련을 피하려 하기보다 당당히 맞서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자세를 계속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한석율을 향한 장그래 독백의 끝처럼 “(바둑)돌을 잃어도 게임은 계속됩니다”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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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한달만에 70만명 탔다
동해선 개통 한 달 만에 이용객이 약 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동해안 1400만 초광역 경제권’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1월1일 개통한 동해선의 한 달간 이용객(승하차 인원)은 69만3098명입니다. 총 38개역 중 동대구역의 승하차 인원이 1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강릉이 7만5000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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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소녀가 보낸 손편지 '화제'
정선 사북중에서 국악을 공부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자신이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에게 손편지를 보내 화제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신경호 교육감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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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하다 산책하다 '덥석'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최근 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킬 수 있는 ‘플로깅’ 활동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플로킹’은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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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량 폐사는 없다"
천연기념물 산양의 서식처인 양구 일원에서 먹이 지원활동이 펼쳐졌습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 일원에 있는 천연기념물 산양의 먹이급이대와 쉼터에 먹이용 뽕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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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 유행따라' 디저트 열풍
국내 디저트 업계가 수많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0·20세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다양한 디저트들이 유행을 선도하면서 강원도내 제과점·커피음료점 창업도 대폭 증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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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주민등록증’ 3월부터 전국 신청 가능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주민등록증의 발급이 다음달까지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세종시와 강원도 홍천군, 경기도 고양시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중인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을 14일부터 3월 14일까지 3단계에 걸쳐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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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나라’로 초대 선자령
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있듯이 산에도 맞춤형 계절이 있습니다. 제 계절을 만나면 산은 무한 매력을 뽐냅니다. 눈이 많은 겨울이라면, ‘선자령(仙子嶺)’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자리 잡은 해발 1157m, 고산준령인 선자령은 겨울이 제철입니다. 흰 눈이 많이 쌓일수록 더 빛을 발합니다. 물론 한겨울에 백두대간 능선을 타는 것은 살을 에는 칼바람 맹추위와 싸워야 하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망무제 눈밭 위에서 한반도의 등줄기인 대간 산줄기의 눈부신 설경과 동해바다를 굽어보는 황홀경을 경험했다면, 추위 따위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선자령은 ‘소통의 고개(嶺)’입니다. 영역 구분을 하자면, 강릉과 평창의 경계입니다. 영동과 영서가 대관령∼선자령을 잇는 이 고갯마루를 기준으로 나뉘고, 합쳐집니다. 옛사람들은 이 고갯길을 넘어 미지의 세계에 대한 꿈을 키우고, 교역을 하고,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이야 4차선 고속도로를 따라 10분도 안 돼 훌쩍 넘어갈 수 있는 고개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대관령, 선자령을 넘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잔도(棧道)’, ‘조도(鳥道)’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험한 벼랑에 선반을 걸쳐 만든 길, 또는 새들이나 넘나들 수 있는 길이라는 뜻이니 문학적 운치를 넘어 옛 선인들이 얼마나 힘든 고개로 인식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등산로 중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 단오제의 주신인 범일국사와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 장군을 모신 대관령 국사성황당과 산신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 고개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고려하면 당연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선자령은 대관령과 거의 한 몸입니다. 산행은 대관령 아래에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대관령 정상 주차장을 들머리로 삼습니다. 대관령에서 선자령까지는 편도 5㎞, 왕복 10㎞입니다. 거리는 꽤 되지만, 가파른 깔딱고개가 없고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고도를 올리기 때문에 힘든 코스는 아닙니다.
겨울 선자령은 ‘순백의 나라’입니다. 흰 눈밭 위에 하얀색을 덧입힌 수없이 많은 풍차가 연신 바람을 일으키고, 서리꽃, 상고대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환상적 경치, 상상이 됩니까? 그런 곳을 걸으면서 어찌 심신이 정화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세파에 찌든 모든 스트레스, 부질없는 오만가지 잡념이 바람에 씻기고, 새하얀 눈밭 위에 그대로 녹아내리는 경험, 선자령은 그런 유토피아적 선물을 안겨주는 곳입니다. 그래서 겨울 선자령은 중독성이 있는 영원한 로망입니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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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풍경을 그리다
수피령은 백두대간의 지맥인 한북정맥의 시작점입니다. 험준한 고개를 넘으면 이외수 문학관이 있는 다목리가 나옵니다. 그 수피령로 산자락에 ‘소도마을’이란 이름의 공동체 마을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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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배경 재탄생 '그 시절...'
첫사랑을 대표하는 인기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춘천을 배경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트와이스 멤버 다현과 B1A4 출신 배우 진영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가 오는 21일 개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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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팬 심장 두드리는 선곡
원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정주영)은 올해 12회의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별연주회 등까지 총 15개의 빠듯한 공연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도 지속해서 열 계획입니다. 올해 원주시향의 선곡에서 눈에 띄는 작곡가는 차이콥스키와 말러입니다. 지난 달 9일 ‘차이콥스키 스페셜’로 정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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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 달콤 초봄의 맛 '산갓'
“한번 맛보자 눈썹을 찡그리고,두 번 씹자 눈물이 글썽!맵고 달콤한 그 맛은 계피와 생강을 깔보니…이 맛 혼자 맛보기 아까워 군자의 집에 보내오.”조선 전기 문신 유순이 생육신 중 한 사람인 성담수에게 산갓김치를 보내며 쓴 ‘산갓 예찬’입니다.속동문선(續東文選)에 기록된 이 글을 보면 당시 조선 양반가에서 ‘산갓’을 어떻게 대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실제로 조선조에는 이른 봄에 채취한 시고 쓰고 매운 다섯 가지 나물,즉 오신채(五辛菜)를 별미로 즐겼습니다.그 가운데 으뜸이 ‘산갓(는쟁이냉이)’이었습니다.
종갓집 맏며느리로 추정되는 安東張氏(1598~1680)는 산갓김치 담그는 법을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 자세히 기술했습니다.‘산가 다마 물에 싯고 더운 물에 헤워 효근 단지예 녀코/…/너모 더워 산가시 데여도 사오납고/…/물에만 싯고 더운 물에 아니 헤우면 마시 니라.’이를 지금의 말로 고쳐쓰면 ‘산갓을 다듬어 찬물에 씻고 더운 물에 헹궈 작은 단지에 넣는다/…/너무 더워서 산갓을 데워도 좋지 못하고/…/ 찬물에만 씻고 더운 물에 헹구지 않으면 맛이 쓰다’가 되겠네요.‘도문대작’과 ‘규합총서’ 등에서도 산갓은 최고의 식재료로 대접받습니다.
물김치로 담가 먹는 산갓은 계곡의 얼음을 뚫고 자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합니다.인제 방태산과 화천 해산령,광덕산 계곡에서 드문드문 만날 수 있지요.산갓 산행은 고되면서 품이 많이 듭니다.얼음장 밑에서 자라 채취가 쉽지 않고 계곡을 타고 오르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건 초봄에만 맛볼 수 있는 산갓의 매력 때문입니다.산갓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계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이유가 있었지요.
내일이 우수(雨水)입니다. 바이러스에 한파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냈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두터운 외투를 벗습니다.산갓을 찾아 떠나는 발걸음이 가벼울 때입니다.운이 좋다면 노루귀와 복수초도 만날 수 있겠지요.산갓이 포함된 오신채는 인(仁),의(義),예(禮),지(志),신(信) 다섯 가지 덕목을 상징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산갓 산행을 통해 겨우내 쌓였던 묵은 독을 없애고 다섯 가지 덕을 재충전하시길.혀끝으로 음미하는 봄은 또 다른 맛입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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