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26호
2025년 3월 17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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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물 한 컵
봄이 오면 산골짜기에서는 특별한 일이 벌어집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 한 방울, 골리수(骨利水)라고도 불리는 고로쇠물은 우리에게 주는 봄의 신호입니다. 신기하고 기적같은 이것을 마시며 새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며칠 전 후배가 건네 준 커다란 고로쇠물 한통을 냉장고에 넣었다가 마지막 한컵을 마셔봅니다. 달큰합니다. 그러다 문득 계절은 변하고 봄은 왔는데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불황, 사회적 갈등이 겹겹이 쌓인 지금 이 시대는 여전히 혹독한 겨울 같아 씁쓸합니다.
끝을 알 수 없는 침체 속에서 사람들은 지쳐가고, 희망은 얼어붙어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이 긴 겨울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봄이 오면 나무가 생기를 되찾듯, 우리도 다시 흐르고,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정치의 경직된 구조를 녹이고, 경제의 정체된 흐름을 깨우며, 사회적 갈등을 풀어내야 할 때입니다.
고로쇠물은 겨우내 땅속에서 천천히 준비됩니다. 깊은 뿌리로 땅의 영양을 모으고, 추운 계절을 버텨낸 후 맑은 물방울을 우리에게 내어줍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참고 견디며, 밑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힘을 모아야 합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변화의 계절이 찾아왔을 때, 우리는 그 기회를 제대로 알아보고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또 한모금 마셔봅니다. 차가운 고로쇠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며 속을 시원하게 적십니다. 뭔가 막혀 있던 것이 뚫리는 기분이 듭니다. 오래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쌓이면 숨이 막히죠. 이제는 좀 막힌 곳을 뚫고, 응어리를 풀어내야 합니다.
변화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치 겨울을 견딘 나무가 한 방울의 수액을 내뿜듯, 희망의 한 방울을 떨어뜨리고 싶습니다. 제발 모두가 자연의 섭리와 세상의 이치를 따르면 되지 않을까요?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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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동해바다 ‘터줏대감’ 바꿨다
강원 동해안의 어종 지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오징어, 도루묵 생산량은 5년 전에 비해 10% 수준으로 줄었고, 방어와 복어는 각각 약 2배, 4배 늘었습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해 오징어 생산량은 5년 전인 2020년의 10% 수준입니다. 도내 오징어 생산량은 2020년 8691t에서, 2022년 3657t, 2024년 914t으로 꾸준히 감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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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공백 어쩌나
공중보건의(공보의) 제도에 의사 충원을 의존해 오던 지역 의료기관이 위기일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올해 강원지역 공보의가 대거 전역을 앞뒀지만, 그만큼의 충원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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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평균 1.44명 스스로 세상 등져
524명. 지난해 강원지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도민의 숫자입니다. 하루 평균 1.44명이 이같은 선택을 한 셈입니다. 강원의 인구 대비 자살률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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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나온 독일 ‘평화의 소녀상’
독일에 설치됐다가 철거 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독일 쾰른과 카셀 거리에 다시 나왔습니다. 춘천 출신 김운성 조각가가 일제강점기 시대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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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11월까지 여름?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은 4월에 시작해 11월까지 지속된다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월 말에서 3월 초가 되면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 따뜻한 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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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송어 60년 펄떡…송어 산업의 중심으로
강원도 평창군이 대한민국 최초로 송어 양식에 성공한 지역으로서 국내 송어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평창은 깨끗한 수질과 뛰어난 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송어 양식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내에서 송어 양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65년부터입니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들여온 무지개송어 종란 1만 개가 미군 항공기를 통해 국내에 도입되면서 한국 송어 양식의 역사가 열렸습니다. 촬영/편집 방도겸·이성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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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삼척 ‘응봉산’-온천 품은 계곡미 압권
우리나라에 등산하면서 노천 온천으로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산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울진군의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이 그런 산입니다. 해발 높이 998.5m인 응봉산은 저 유명한 덕구온천을 품고 있는 산입니다.
종주 산행을 할 경우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덕구온천계곡(용소골) 깊은 골짜기에는 온천 ‘원탕’이 선물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탕에서는 사시사철 뜨거운 온천수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탐방객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쉬어갈 수 있도록 한 휴식시설도 있으니, 산행 즐거움이 배가되는 건 당연하겠죠. 계곡에서 솟아 나오는 온천수는 자연 용출수여서 아무나 공짜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온천수에 20∼30분 간 발을 담근 뒤 바로 옆 계곡의 차가운 얼음물로 냉찜질까지 하고 나면 장시간 산행에 시달린 발이 금세 개운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곳, 응봉산 등산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짜릿한 호사입니다. 온천 원탕을 품고 있는 덕구온천계곡은 기암괴석 절경의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계곡미가 압권입니다. 약 5㎞ 거리 계곡을 따라 기묘한 암반과 폭포, 소(沼)가 즐비합니다.
응봉산은 또 울울창창, 금강소나무 숲이 일품입니다. 응봉산이 자리잡고 있는 울진과 삼척의 심산유곡은 우량 소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입니다. 예로부터 소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도록 금표를 설치하고, 엄격하게 관리해 왔습니다. 지난 2022년 3월에 발생한 사상 최장기간(13일)의 기록적인 산불로 응봉산 일대가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그나마 다행으로 산의 전체적 풍광과 계곡미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사설 하나를 덧붙이면, 응봉산은 울릉도의 성인봉과 짝꿍이기도 합니다. 응봉산 앞 울진 죽변항은 동해바다 한가운데 섬, 울릉도와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데요. 묘하게도 응봉산(998.5m)과 울릉도 성인봉(986m)은 그 높이가 엇비슷합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산이 호형호제라고 할 만한 것이죠.
응봉산 산행은 총 12.6㎞ 거리를 타원형으로 한 바퀴 도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계곡으로 진입하든, 산 능선을 타고 등산을 시작하든, 모두 덕구온천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산행 거리와 비탈이 만만치 않아 체력 소모가 많다는 점은 유념해야 합니다.
정상에 선 어른 키를 보태면 비로소 1000m를 넘어서는 명산. 응봉산 정상에 오르면, 짙푸른 동해바다의 그림 같은 원경이 나그네의 발길을 오래도록 붙잡습니다. 강릉본부장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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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강원 국악으로 함께 ‘아리랑’
노부영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 예술감독이 10여년 만에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과 다시 만납니다.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강릉아트센터에서 국립남도국악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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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평창이래요~”
“여기가 어디더냐, 하늘 닿는 평창이란다. 꾸불꾸불 산길따라 찾아온 육백마지기. 바람도 쉬어가는 성마령 고개마루. 별빛마저 소곤소곤 나를 나를 반겨주네. 아- 아- 아- 살기 좋은 여기가 평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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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남대천, 연어·벚꽃으로 봄의 첫 페이지 펼친다
이른 봄, ‘연어의 강’ 양양 남대천은 새로운 생명들로 생기를 되찾습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백두대간 준령에서부터 눈녹은 물이 남대천을 따라 동해바다로 흘러들기 시작하면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도 초록빛이 돌고, 하천에는 지난 가을 연어에 이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황어’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합니다. ‘해오름의 고장’ 양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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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봄 '생강나무'
수억만개의 꽃등을 밝혀 게으른 봄을 재촉하는 나무가 있습니다.미적거리는 겨울을 밀어내고 봄을 당기는 성질 급한(?) ‘생강나무’이지요.이 나무의 등쌀에 온 산은 금방 황금빛 희망으로 넘실댑니다.계절의 경계에서 서둘러 꽃을 피우며 아귀나무,아위나무,개동백,산동백,황매목(黃梅木) 등 수십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는 나무는 명칭만큼이나 쓰임새가 많습니다.머뭇거리는 봄을 데려와 꽃 잔치를 벌이고 조용히 다음 삶을 준비하는 여유!참 멋스럽지요.변덕스러운 날씨조차 부드럽게 제압하는….생강나무의 봄은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생강나무는 그 자체가 소설과 노래입니다.김유정은 마름의 딸과 소작인 아들의 풋풋한 애정을 그린 단편소설 ‘동백꽃’에서 “나와 점순이는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고만 정신이 아찔하였다”고 말합니다.‘노란 동백꽃’과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는 생강나무를 특징짓는 핵심이지요.선운사에 붉은 동백꽃이 핀다면 소설의 무대이자 유정의 고향 실레마을 금병산엔 노란 동백꽃이 봄소식을 전합니다.아찔한 첫사랑의 봄!
생강나무의 효용가치는 어떨까요.이른 봄에 채취한 어린잎과 꽃은 나물로 먹거나 차를 우리는데 사용합니다.말린 나무줄기는 약재로 사용하지요.피의 흐름을 좋게 해 동맥경화와 심근경색,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고 사찰과 민간에서는 골절,타박상을 치료하는데 썼습니다.또 항산화 작용에 영향을 줘 면역력을 높이고,감기 등 호흡기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두통,관절염,근육통 증상에도 효과가 있지요.잘 말린 잎과 꽃,줄기를 뭉근하게 달여 차처럼 마시면 됩니다.
동백꽃이 피며 기어이 봄은 왔습니다.그러나 마냥 유쾌한 봄은 아닙니다.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다 30살에 요절한 유정의 생애가 슬펐듯 지금의 봄 또한 스산합니다.정선아리랑의 동백꽃처럼 안타깝지요.‘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동백꽃 지기 전에 그리운 그 사람,꼭 만나야겠습니다.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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