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45호 
2025년 7월 28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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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더위, 지구가 고장 나서 그런 거 아니야?”
   요즘 이런 말이 절로 나오시죠? 휴일 아침에도 전날 밤 켜둔 선풍기와 에어컨은 여전히 풀가동 중인데도 땀은 멈추질 않습니다. 지구가 본격적으로 우리를 찜통 속에서 혼낼 플랜을 가동한 건 아닐까요? 샤워를 해도 다시 땀, 피부는 끈적하고 기분은 팍팍합니다. 더위를 잘 타지 않는 저도 그야말로 여름 안에서 생존하는 중입니다.
   강원지역 농작물들도 걱정입니다. 배추는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 폭염과 가뭄이 겹쳐 생육 부진 우려가 커지자, 농식품부가 긴급 급수 차량과 이동식 급수장비를 지원했습니다. 또 오는 9월 수확 예정인 고랭지감자는 재배 면적이 작년보다 6.8% 줄었고 가뭄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한 실정입니다.
   “하늘만 쳐다보는 농사인데, 이젠 하늘이 원망스럽다”는 농민의 말이 괜히 서글프게 들립니다. 말도 안 되는 폭염에 밭에 서있는 옥수수는 그 자리에서 바로 팝콘이 될 것같고 감자는 밭에서 감자칩이 될 것같은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듭니다.
   더워도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싶다가 엉뚱한 상상해 봅니다. 지구가 말을 한다면,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요?
   “에어컨 꺼줄래? 내 속이 더 탄다” “비닐봉지, 플라스틱 일회용컵 아직도 들고 다니냐. 복수할 테다” 결국 마른장마를 보이다가 비가 오기 시작하니 폭우를 쏟아냅니다. 계절은 두더지게임의 두더지처럼 불쑥불쑥 퇴장하고 등장합니다. 지구와 기후, 자연이 “나 이쯤에서 퇴사할래”라며 짐을 싸는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제 ‘덜’ 소비하고, ‘더’ 느끼고, ‘같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때입니다. 에코백은 패션이 아니라 생존의 무기이고, 채식은 유행이 아니라 지구의 신호에 응답하는 실천입니다.
   이 무더위도 지나가겠지만 여운은 길게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폭염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미래로부터 온 기후위기의 경고장이기도 하겠죠.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줄일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여름이 끝날 무렵, 지구가 쿨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너희 이번엔 조금 달라졌더라”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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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에 짓밟힌 서핑메카 양양
  
 ‘서핑의 메카’로 꼽히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힙’한 장소로 꼽히고 있는 양양군이 수 년 전부터 허위사실과 악의적인 루머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양양에서 강제추행 당했다”는 등의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선정적인 내용의 글들이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양양’이라는 지역이미지 실추는 물론 상권까지 침체되는 등 주민들의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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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쿠폰 되나요?" 
 정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본격 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이 강원도에서도 개시돼 얼어붙은 지역 소비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도내 18개 시군 행정복지센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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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 야간개장에 밤낮 '북적'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강릉지역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닷물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강릉 낮 기온이 36도를 웃돈 가운데 강릉지역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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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백산 자락 누비며 야생화 만끽
 정선군은 25일부터 8월 16일까지 만항재 산상의 화원과 고한읍 일원에서 ‘2025 정선함백산야생화축제’를 개최합니다. 이번 축제는 고산지대의 야생화 아름다움을 알리고 지역 주민과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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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명 중 8명 도심 사는 강원 
 최근 비수도권 인구소멸위기 속에서 국내 인구는 도시 중심으로 재편, 주민등록인구의 92.1%인 4715만명이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때 귀농·귀촌 등이 주목받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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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는 지난 6월 11일~18일까지 6박 8일간 핀란드 헬싱키, 아네코스키, 콜리, 쿠오피오, 북카렐리아 요엔수 등을 찾아 산림 분야 대표기업과 국책연구기관, 지자체 산림분야 공직자들을 현지 취재하며 강원특별자치도의 산림 비전 해법을 모색했습니다. 핀란드/박지은·영상 편집/박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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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쾌한 기상, 극한의 매력 '두타산' 
  
 영동 남부, 동해·삼척시에 참으로 장쾌한 기상을 가진 산이 있다. 두타산이다. 해발 1353m에 달하는 고산이다. 장쾌하다고 한 것은 멀리서 보면, 산 꼭대기가 피라미드를 세워 놓은 것 마냥 우뚝 솟은 기풍이 주변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산 이름은 다분히 불교적이다. ‘두타(頭陀)’라는 용어가 비운다는 뜻을 한자로 음차한 것이라고 하니, 번뇌를 털고 수행하기 좋은 산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산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자연미의 다양성이라고 하면, 두타산은 첫손에 꼽을 만하다. 명경지수 계곡이 있고, 기암괴석 암릉군과 울창한 숲 등 발길을 붙잡는 볼거리가 도처에 널려있다. 마치 산 백화점을 아이쇼핑 하는 듯 하다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 산 아래 무릉계곡은 국민관광지 1호이면서 명승 37호라는 이력 그대로 볼거리가 차고 넘친다. 전체 넓이가 6600㎡에 달하는 드넓은 너럭바위인 무릉반석이 산행 초입부터 눈을 휘둥그레지게 하고, 용추폭포와 쌍폭포를 품은 계곡미가 시종 흥을 돋운다. 동양에서 ‘이상향’을 뜻하는 ‘무릉(武陵)’이라는 이름을 가질만하다. 그런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고행길이다. 무릉계곡에서는 편도 7㎞ 이상, 삼척시 하장면 댓재에서 시작할 경우 6.1㎞,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를 들머리로 삼을 경우 5.1㎞에 달하는 장거리 이동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특히 무릉계곡이나 천은사 시점의 경우 동쪽 저지대에서 1000m 이상 수직으로 고도를 끌어올려야 하기에 더 힘든 고난도 등산을 각오해야 한다. 거의 난이도 끝판왕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많은 등산객들이 해발 800m 지점의 삼척 댓재 정상에서 시작해 두타산 정상을 찍고,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 경로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하산길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쉬운 코스는 아니다.
   두타산 정상에 서면, 호연지기가 샘솟는다. 동쪽은 아스라이 바다로 열려있고, 서쪽으로는 겹겹 산그리메가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선다. 북쪽으로 용틀임하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질주는 또 어떤가. 청옥산∼고적대로 이어지는 해동삼봉의 고산준령이 살아 움직이는 듯 꿈틀댄다. 정상에 선 그대가 목석(木石)이 아닌 이상, 그런 풍광을 앞에 두고, 한바탕 큰 소리를 내질러 “나 여기 서 있노라”고 알리지 않을 수 없다.
   두타산은 백두대간 마루금의 변곡점이기도 하다. 멀리 설악에서부터 바다를 굽어보며 남으로 내달린 백두대간은 이곳에 이르러 방향을 내륙으로 틀면서 덕항산∼태백산∼소백산∼조령산 방향으로 서남행(西南行)을 이어간다. 힘겨운 만큼 뿌듯한 산, 두타산은 그렇게 극한의 매력으로 사랑받는 산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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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티베트 불교승려 수행기
 2018년 영월의 작은 암자에 정착한 청전 스님은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 38년간 티베트 불교를 수행했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인정한 첫 한국인 제자입니다. 2000년부터 히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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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바다에 떠오른 영화의 물결
 땅거미가 어스름히 진 드넓은 야외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바다를 벗삼아 강릉의 매력을 선보이는 제27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강릉 정동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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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밤하늘 아래 ‘별빛 요가’ 어떠세요
 고즈넉한 자연환경 속에서 별빛과 함께 요가를 즐길 수 있는 ‘별빛 요가’ 프로그램이 홍천에서 열립니다. 강원관광재단과 대한요가회, 강원도민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별빛 요가’는 오는 8월 9일 오후 6시 홍천 수타사 농촌테마공원에서 열립니다. 참가 신청은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며, 선착순 모집이므로 조기 마감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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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은 흘러흘러 산을 지나고 / 한없이 시를 지어 노래 부를 때 / 차가운 회수 강에 비가 내린다 // 해오라기 앉은 강가에 안개 짙은데 / 사람들은 뱃전에서 물고기를 사네 // 오래된 절집에 잠시 머물다 / 밤 깊어 스님 방에서 자다 / 꿈결에 놀라 일어나 한숨을 내쉰다 // 시름은 한없이 밀려오는데 / 눈물로 답하는 편지를 쓰네.’ 
  
 송(宋)나라 휘종(徽宗) 조길(趙佶·1082~1135년)이 쓴 시 ‘임강선(臨江仙)’이다. 그는 1100년 즉위해 26년간 황제 자리에 있었다. 달은 차면 기울고 꽃은 피면 진다. 1127년 금(金)나라 군사 앞에 무릎을 꿇고 북방 오지로 끌려가 생을 마쳤다. 
  
 송사(宋史)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휘종이 나라를 잃은 까닭을 보면 서진의 혜제처럼 백치도 아니었고, 동오의 손호처럼 잔악하지도 않았다. 조정에는 조조나 사마사처럼 황제를 좌지우지하는 권력자도 없었다. 약삭빠른 황제가 사적인 욕심을 갖고 편견으로 일관하면서 올바른 인물을 배척하고 잘못된 사람들을 끌어들여 국정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욕망에 빠져서 올바름을 버린 군왕 중에서 패망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그 중에 휘종이 가장 심했다. 이에 특별히 기록하니 후세가 계율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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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즉위초 역대 황제처럼 검소한 생활과 올바른 정치를 시도했다. 비판적인 의견도 받아들이고 인재를 등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몇 년 가지 않아 능력과 인품에서 밑천이 드러났다. 정치가 그냥저냥 굴러가자 눈은 멀고 귀는 닫혔다. 
  
 간신들의 농간과 권모술수가 판쳤다. 예술에 능했던 황제는 그림과 글씨, 놀이에 빠졌다. 밤마다 홍등가를 오가며 기생 이사사(李師師)를 탐닉했다. 권신들은 이 틈을 타 국정을 농단했다. 나라는 내리막길로 굴러 떨어지는 낡은 마차와 같았다.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삶의 터전을 잃은 백성들은 도적이 됐다. ‘수호전’은 이 시절의 논픽션이다. “휘종 황제는 정말 못 하는게 없었다. 황제 노릇을 빼고!!(宋徽宗諸事皆能 獨不能爲君耳!!)” 
  
 정복자 금나라는 휘종을 ‘보잘 것 없는 인간’이라는 뜻의 ‘혼덕공(昏德公)’이라고 불렀다. 그는 북방에서도 가장 추운 하얼빈으로 끌려가 짐승 가죽을 걸치고 토굴에서 동물처럼 살다 1135년 죽었다. 군사들은 시신을 반쯤 태운 다음 창고에 놓고 불을 붙이는 기름으로 썼다고 전한다. 
  
 조길의 시 ‘임강선’를 다시 보자. 
  
 ‘꿈결에 놀라 일어나 한숨을 내쉰다(夢魂驚起轉嗟吁)’는 시구는 그 연원이 있다. 1125년 선화(宣和) 을사년(乙巳年) 겨울. 제위를 아들 흠종(欽宗)에게 물려주기 1년 전 휘종은 전쟁의 불길을 피해 박주(亳州)로 피난가는 길이었다. 
  
 그가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 걱정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국운이 다한 나라와 어진 백성들? 아니다. 기록은 여인들과 재물이었다고 전한다. 송 황제가 금나라에 굴복한 1127년 정강지변(靖康之變) 전후 기록에는 황실에 여인이 6000여 명이오, 재물 서화 문화재 등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고 한다. 사관은 이렇게 기록을 남겼다. “망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宜其亡國)” 
  
 역사는 돌고 돈다. 
  
 구치소 수감후 특검을 오가는 전직 대통령을 지켜보며, 한 정권이 저물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환국(換局)을 목도하며 역사 속 보잘 것 없었던 한 인간을 소환한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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