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온라인을 달궜던 뉴스가 있었습니다. 폭염 속 헌신하는 소방관과 경찰관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사비를 보태 커피 100잔을 전달한 유오균씨와 카페 이디야 점주의 미담.
 그는 정부에서 받은 소비쿠폰 18만원 전액을 사용해, 소방관들에게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물했는데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더위 속에서도 시민을 위해 뛰는 소방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기사를 읽고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저도 그 소비쿠폰을 받았던 사람이었지만 무슨 생각이었는지, 뭐가 그리 급했는지, 나를 위한 커피 몇 잔, 맛있는 한끼, 마트에서 생필품... 이것저것 결제한 뒤 금세 잊힌 돈이 됐습니다. 이 돈이 왜 생겼는지, 어디에 쓰면 좋을지를 한순간도 고민해 본 적이 없어 제 손이 괜히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같은 돈으로 100잔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커피 한 잔으로 소방관들의 땀방울을 닦아주었고, 그 마음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또 우리 사회가 아직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온기였습니다.
 돈은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요. 우리에게 주어진 돈은 그저 ‘쓸 돈’일까, 아니면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기회’일까요.
 언젠가 “돈의 가치는 방향에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어떤 마음으로 쓰였는지가 결국 그 돈의 무게를 정한다고. 유씨의 18만원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고민하고, 실천한 나눔일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던 저도 조금 변해볼 예정입니다. 돈을 쓸 때마다 한 번쯤 멈춰 생각해보고 이 소비가 정말 필요한가. 이 돈이 누군가에게 더 따뜻한 방향으로 쓰일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죠.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돈을 ‘잘 쓰는 것’은 더 어렵고, 더 의미 있는 일이죠. 어쩌면 진짜 부자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쓸 줄 아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소비쿠폰으로 기부를 했다는 소식이 춘천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센터 공무원들을 위한 커피, 공유냉장고에 생필품을 구매해 가득 넣어두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생색내고 알은체 하는 사람들보다 이같이 숨은 영웅들 덕분에 살아갈 만합니다.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