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55호
2025년 10월 6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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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긴 연휴 덕에 일찍 고향에 내려와 둘러보니 들녘마다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바람은 한결 선선해져 마음마저 맑아집니다. 하늘은 더없이 높고 푸르며, 길 위에는 고향을 향하는 발걸음이 차곡차곡 이어집니다. 추석은 그렇게 우리를 오래된 그리움으로 이끄는 시간입니다.
어린 시절 큰아버지와 아버지, 사촌 오빠들을 따라 추석 아침 일찍 성묘에 오르면 가장 먼저 맞아준 것은 베어낸 풀에서 피어오르는 향기였습니다. 날카롭게 잘려 나간 풀잎들이 내뿜는 신선한 냄새는 묘하게 따뜻했습니다. 청량하지만 칼칼하기도 한 그 향기를 맡으면, 세월 너머에 있는 이들이 잠시 곁에 다가와 조용히 미소 짓는 듯했습니다. 발밑에 흩날린 풀잎,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 나지막이 들려오는 바람과 새소리가 하나 되어 우리를 반겨주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길가 제초작업 뒤 스쳐오는 풀향기는 그리움을 불러오고 다시금 위로가 되곤 합니다. 함께했던 시간은 바람에 흩어지지 않고, 풀냄새처럼 은은히 남아 우리 곁을 지켜줍니다.
추석은 마음의 고향을 찾는 날이기도 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달빛 아래 서로의 마음은 이어져 있습니다. 가족의 따뜻한 손길, 오랜만의 웃음소리, 정성껏 차려낸 음식 한 상에는 말로 다 못할 위로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명절,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곁에 있는 이들의 눈빛을 오래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또 마음 깊이 그리운 이들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올해 둥근 보름달은 구름에 가려 보기 어려울지라도, 그 뒤에서 변함없이 한가득 차오르듯 여러분의 마음에도 평안과 따뜻함이 차오르기를 기원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평안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웃과 정을 나누는 작은 손길이 모여, 모두의 마음에 더 큰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소망합니다. <김영희 디지털콘텐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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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망향 뒤로하고 북녘 향한 평화 발걸음”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최북단 접경지 고성군 DMZ 평화의 길은 망향의 한을 조금이라도 위로 받으려는 듯, ‘평화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강원도와 북고성이 고향인 실향민 1세대는 전쟁이 끝나면 다시 고향으로 갈 수 있다는 마음에 망부석처럼 기다렸건만 그 세월이 벌써 분단 80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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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명절이 되면 맛있는 음식들을 잔뜩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음식들을 차릴 나이가 되어보니 명절 전 달력을 볼 때마다 벌써부터 기름 냄새가 나는 듯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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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보름달 오후5시23분 뜬다
올해 추석 보름달은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동해와 삼척에서는 오는 6일 오후 5시 23분이면 달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 강릉 오후 5시 24분, 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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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마음 이제야 갚습니다”
춘천시 동내면 행정복지센터에 한 시민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성금 50만원을 놓고 조용히 자리를 떴습니다. 익명으로 기부에 나선 A씨는 과거 자신이 받았던 배려와 온정을 지역사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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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정석 배우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조정석 도플갱어(닮은 꼴) 모임’이라는 제목으로 유영명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의 만남을 게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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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 힐링' 속초맨발걷기 FESTA
푸른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속초해수욕장이 맨발 걷기 축제의 장으로 변신했습니다. 강원도민일보와 강원도, 속초시가 공동 주최한 ‘2025 강원맨발걷기대회 속초시 맨발걷기 FESTA(페스타)’가 지난달 27일 속초해수욕장∼외옹치해수욕장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습니다. 최보권·이성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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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모임에서 건배 덕담을 하는 동료가 ‘우정은∼산길처럼’이라는 신박한 건배사를 꺼내 좌중의 큰 호응을 산 일이 있었다.
“산길은 사람이 다니지 않으면 금방 잡목과 풀이 자라 길의 기능을 잃게 되는데, 자주 다니면 항상 편한 길로 유지되니 즐거이 교유하면서 더욱 돈독한 정을 쌓자”는 것이었다. 인간관계를 깊은 산길에 빗댄 절묘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산길은 사람이 이용하지 않으면, 여름 한 철도 지나기 전에 금세 본 모습을 잃어버린다. 풀이나 잡목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는 비 온 뒤에 산이나 들에 나가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작은 밭뙈기라도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는 것은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지난여름 동해시 원방재를 등산할 때 일이다. 원방재는 동해시 신흥동 서학골∼정선군 임계면 가목리로 넘어가는 옛 고갯길이다. 고개 정상이 곧 백두대간 마루금이니 대간 종주를 하는 등산객은 반드시 이 고개 꼭대기를 지나가야 한다. 정상의 높이는 해발 720m. 백두대간 마루금치고는 낮은 편에 속한다. 서학골에서 원방재까지만 등산할 경우에는 왕복 5㎞면 충분하고, 비탈길 난이도도 힘든 편이 아니다.
2∼3시간이면 충분히 다녀오겠다는 요량으로 등산로에 들어섰는데, 이게 웬일, 초입부터 풀이 우거져 이동에 불편이 적지 않았다. 그래도 정상을 찍고 싶어 키 높이 수풀을 헤치고 올라가는데, 중턱쯤에 다다르니 아예 길을 분간키 어려울 지경이다. 등산로 곳곳에 주변 지형지물의 유래 등을 알리는 안내판 등은 잘 갖춰 놓았는데, 인적이 뜸해지는 바람에 잡초가 등산로를 점령해 버린 것이다. 가시에 찔리고, 벌레에 쏘이고, 수풀 더미에 걸려 넘어지고…. 뱀에게 물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고행도 이런 고행이 없어 결국 8부 능선쯤에서 발길을 되돌리고 말았다.
등산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분명 개운치 않은 일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노수신(盧守愼·1515~1590년)이 “산에 오르면서 정상에 뜻을 두지 않거나, 우물을 파면서 샘물이 솟는 것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이는 필히 중도 포기하는 일로 끝난다”고 한 것처럼 등산하는 이는 누구나 정상을 바라기 마련인데, 길이 너무 안좋아 도중에 포기했으니, 흔치 않은 좌절에 속된 말로 김이 새버린 꼴이었다.
‘우정은 산길처럼’이라는 건배사에 더 격하게 공감한 것은 그날 원방재 산길의 불편한 경험이 문득 오버랩 됐기 때문이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서로 교감하면서 북돋아야 더 좋은 길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관계의 중요성을 통해 다시 배우게 된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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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가족과 보기 좋은 영화
명절이면 가족끼리 모여 영화를 보는 것이 옛 추억이 됐습니다. 가족들은 이미 예전의 가족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가족들이 있는 법. 잠시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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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보듬는 독서 처방전
긴 추석연휴입니다. 어찌보면 잘한것도 못한것도 많은 한 해였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갔습니다. 집에 돌아가더라도 무언가를 해야 하지만 이따금씩 딴 생각에 빠진 당신, 모두가 철학자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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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즐길거리 ‘한가득’
한가위의 즐거움을 한층 더 키울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강원 도내 곳곳에서 시민들을 찾아간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수경)은 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맞아 ‘전통놀이 한마당’을 개최합니다. 행사 기간 동안 박물관을 찾은 모든 관람객들이 전통놀이 체험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야외공연장 입구에 설치된 부스에서 진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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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고고학 발굴 조사에 참여한 일이 있습니다. 춘천 신매리 지석묘 현장이었습니다.
이장님 댁에 숙소를 정하고 먹고 자면서 모종삽으로 돌무덤 주위 흙을 한 줌 한 줌 걷어냈습니다. 두 달여 동안 계속된 발굴은 수천 년 전 잠든 무덤의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뒤 춘천 서면 신매리 일대는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지나 삼국시대까지, 우리 조상들의 취락 구조와 장례 문화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북한강 유역의 중요 유적지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근화동 뱃터에서 통통배를 타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과거 속으로 가던 시간이 아직도 뇌리 속에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또 나룻터 구멍가게에서 동전 몇 개를 건네고 “호호, 후후” 불며 사먹던 라면은 지금도 입 안에 침을 고이게 합니다.
나들이 삼아 나섰던 의암호 지표조사에서 간 돌도끼(磨製石斧)와 돌 화살촉을 발견하고, 친구들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흥분했던 그 순간은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며칠 전 이스라엘 갈릴리 바닷가 고대 도시에서 금화 아흔일곱 개와 정교하게 세공된 보석들이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비잔틴 시대 유물로 추정됩니다.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섬에서 610년 주조된 금화는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 발견이라고 합니다.
이 보물은 614년 이란이 세운 사산 제국(224~651년)의 칼과 창이 페르시아와 시리아를 피로 물들일 때 사람의 손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어두운 그림자가 엄습해 오자 돈과 권세 그리고 명예도 갖고 있던 한 귀족이 현무암 벽 사이에 꼭꼭 숨겨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생사가 교차하는 순간에 전쟁의 불길이 꺼지면 꼭 다시 찾겠다는 마음으로 ….
하지만 그는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금화는 1400년이 지나 한 고고학자의 손에 들어가며 햇빛을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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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년) 선생이 유배지 강진에서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읽어 보겠습니다.
‘세상의 옷이나 음식, 재물은 부질없는 것이고 가치없는 것이다. 옷이란 입으면 닳게 마련이고 음식은 먹으면 썩고 만다. 재물은 자손에게 전해 준다 해도 끝내는 탕진되고 만다. 다만, 몰락한 친척이나 가난한 벗에게 나누어 준다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물질로써 물질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닳고 없어지는 수밖에 없고, 형태 없는 것으로 정신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변하거나 없어질 이유가 없다.
재화(財貨)를 비밀리에 숨겨 두는 방법으로는 남에게 시혜(施惠)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 나눠주면 도적에게 빼앗길 걱정이 없다. 불에 타버릴 걱정도 없다. 소나 말로 운반하는 수고도 없다. 꽉, 쥐면 쥘수록 더욱 미끄러운 게 재물이다. 재물이야말로 메기 같은 물고기다.’
우리가 너무 늦게 만난 이 시대의 큰 어르신이 계십니다.
평생 나눔으로 후학을 키우신 진주의 김장하 선생입니다. 그 분도 말씀하십니다. “돈은 쌓아 두면 똥이 되고, 나누면 거름이 된다.”
모처럼 긴 추석 연휴입니다.
귀향길 두 주머니가 두둑하시다면, 차 트렁크가 가득하시다면 그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일가 친척이나, 눈인사가 뜸했던 이웃들과 나누시는 게 어떨까요?
나눌 것이 없다면, 또 어떻습니까. 아무리 퍼주고 아무리 펑펑 써도 늘 남아도는 우리의 마음과 당신의 웃음을 이웃들과 나누시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한가위 명절 모두 무탈하시고 강녕하시길 기원합니다.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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