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6호
2024.10.2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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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는 동음이의어가 참 많습니다. 동음이의어는 하나의 단어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게 하여 언어적 창의성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언어적 특징을 통해 인간은 중의적 표현이나 유머, 시적 감수성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TV를 보다가 ‘벅차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벅차다. 사전적 의미로 ‘①감당하기가 어렵다 ②감격, 기쁨, 희망 따위가 넘칠 듯이 가득하다’ 입니다.
새삼 이 단어가 너무 상반된 뜻을 가지고 있구나 깨닫고 머리가 띵합니다.
우리는 요즘 매우 벅찹니다. 주택대출 이자 상환일이 오는 것이, 새 아파트들은 우후죽순인데 분양가 숫자를 세면서 손가락을 꼽아보는 내 자신이, 얼어붙은 취업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느라 애쓰는 것이, 시장이나 마트에서 집어보지도 못하게 비싸진 채소 과일 값이 벅찹니다. 직장에서는 상사의 업무 압박과 후배의 당돌함이, 대입을 앞둔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기대가, 맞벌이 부모들의 어린 자녀들의 돌봄과 양육이 각자의 우리를 벅차게 합니다.
그래도 다른 의미로 ‘벅차다’라고 말할 때도 분명히 있으셨을 겁니다.
눈이 시리도록 오묘하게 물든 단풍을 봤을 때, OTT 콘텐츠를 의미 없이 고르다가 시청하게 된 영화가 끝났을 때, 여행지에서 우연히 멈춘 커피집에서 따뜻한 커피향과 함께 사장님의 말한마디에 벅찰 때가 있습니다. 매주 구입하던 복권 한장이 오천원에라도 당첨되고, 바닥을 기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일어서고 비틀거리며 한걸음 걸었을 때,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짧은 메시지 혹은 이모티콘 하나가 벅차게 합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어떤 일 때문에 벅찼던 적이 있으신가요? 이래저래 복잡하고 어려운 시대입니다. 두가지 의미가 나눠진 ‘벅찬’ 일들이 잇따르기보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기쁨과 감격이 넘칠 듯이 가득’한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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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노인 빈부격차 ‘하늘과 땅’
대한민국 전체가 초고령화 사회의 문턱에 있습니다. 통계청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은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원은 이미 예전에 훌쩍 넘었습니다. 지난 9월 기준 강원의 노인 인구는 37만9708명으로 전체(152만410명) 인구의 24.9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올림하면 25.0%, 정확히 강원도민 4명 중 1명이 노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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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우승 가자"
강원FC가 홈 ‘구도 강릉’에서 김천 상무를 상대로 파이널 라운드 2연승·리그 3연승에 성공하며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습니다. 강원FC는 2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홈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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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테디베어 스토리 구축”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테디베어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인제군이 본격적으로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에 테디베어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수현 군의원은 "테디베어라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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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 나선 지자체…MZ 반응은?
지난 음력 칠월 칠석(8월 10일), 전국 곳곳에서 모인 30대 미혼 남녀 20명이 강원 양양 낙산사에서 ‘짝’을 찾아 나섰습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성지’로 알려진 낙산사에서 총 여섯 커플이 탄생했습니다. 주선에 나서는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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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출혈경쟁 부메랑
전국적인 ‘빵지순례’ 열풍에 강원 도내에도 특산물을 활용한 유명 빵집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관련 신규창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경제 규모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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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 법정탐방로 신설 추진
설악산 국립공원의 거대한 바위산으로, 사시사철 보는 방향에 따라 풍경을 달리하는 울산바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법정탐방로를 새로 개설하는 문제가 설악권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고성군은 토성면 원암리에서 울산바위 서봉~말굽폭포를 잇는 ‘울산바위 법정탐방로’ 개설을 추진, 속초시도목우재~달마봉~계조암을 잇는 ‘달봉 법정탐방로’ 신설을 진행하는 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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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속화철도 어디까지 왔나
춘천 속초 간 철도, 동서고속화 철도 건설 현장에서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완공 이후에는 시속 250km로 달리는 KTX 급 열차가 배치돼 춘천에서 속초까지 44분,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99분이면 도착합니다. 완공시 2조 3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4만 8천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동서고속화철도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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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 속 세상에서 삶을 지탱한다는 건
한계령에서 귀때기청으로 오르는 길은 거칠고 험합니다. 돌과 바위, 나무뿌리가 발걸음을 더디고 힘들게 하지요. 안개와 구름이 겹치는 날엔 몇번이고 하산을 고민하게 됩니다. 너럭바위구간은 특히 위험합니다. 그러나 이 길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해발 1500m가 넘는 척박한 땅에서도 사랑이 영글고 생명이 태어납니다. 막바지 무더위와 태풍이 위세를 떨치던 지난 8월 하순, 귀때기청 너럭바위에서는 살모사 부부의 길고 오랜 사랑이 이어졌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열정적이고 뜨거웠는데 목격자는 구절초였지요. 구절초가 고혹적인 꽃을 피우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고산지대의 구절초는 주변을 압도합니다. 그 어떤 식물도 이즈음의 산구절초와 견줄 수 없지요. 거친 바람과 변덕스러운 날씨를 극복하고 생명을 키워내는 끈기와 인내! 강한 모성이 느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구절초의 꽃말은 희망, 순수, 가을 여인, 어머니의 사랑 등 여성성이 강합니다. 쓰임새는 어떨까요.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꽃과 줄기 잎은 차의 재료로 쓰거나 약재로 사용합니다. 기품 있는 자태에 뒤질세라 효능이 뛰어나지요. 부작용이 거의 없어 한방은 물론 민간에서도 각종 질환에 다양하게 처방합니다.
플라보노이드 페놀산 비타민 아미노산 비타민C 미네랄 식이섬유…. 지금까지 확인된 구절초 성분입니다. 이 가운데 어떤 추출물은 여성호르몬 조절에 영향을 줘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합니다. 항산화 성분은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에 이롭고, 숙면을 도와 피부를 매끄럽게 합니다. 구절초의 따뜻한 성질은 소화를 돕고 위장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놀랍게도 이 식물은 감정을 조절하는 데도 영향을 줍니다. 이 때문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분노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하니 각박한 세상일수록 가까이 두고 봐야 할 식물입니다.
굿 뉴스를 접하기 어려운 세상입니다. 각종 사건 사고가 광풍처럼 몰아치며 삶을, 세상을 피폐하게 합니다. 옳고 그름보다는 각자의 이익과 손해를 먼저 가늠하지요. 공동체의 정의와 질서가 무너지고 각자도생이 생존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아홉 번의 고비를 넘기고도 자신의 삶을 지탱하는 구절초(九節草)의 지혜와 끈기, 인내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설악산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험준 고봉에서 만나는 구절초일수록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더 늦기 전, 구절초 산행을 떠나보시길. 구절초 꽃잎 띄운 차 한잔의 여유와 함께. <강병로 전략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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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붓, 100년 예술혼
62년간 강원 화단의 중심을 지켜온 미술인들이 또 다른 100년을 바라보며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강원예술제의 일환으로 마련된 제62회 강원미술협회전은 12개 지부별로 한국화·서양화·수채화·문인화·서예·디자인·공예 등... |
생의 마지막은 '나비의 날갯짓'
모두가 잠든 새벽의 요양원… 그곳에서 고요를 흩어놓는 소리들이 시집의 페이지로 들어왔다. 윤옥란 시인의 시집 ‘어떤 날은 말이 떠났다’는 요양보호사가 직업인 시인의 기록입니다. 시집 곳곳에 병실의 검은 눈동자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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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K팝 알린 내촌중 오케스트라
전교생이 11명 뿐인 홍천의 작은 학교 오케스트라가 영국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며 한국을 알려 화제입니다. 홍천 내촌중 지역연계 오케스트라는 최근 영국 글로스터셔 주 코츠월드 지역 사립학교 ‘웨스톤버트 스쿨’에서 열린 ‘한국 음악의 날’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영국 국가와 애국가로 연주를 시작, 비틀즈, 퀸, 엘가의 곡을 들려줬고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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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지 ‘뿌리깊은 나무’는 1979년 9월호 표지에 ‘꼭두’ 사진을 실었습니다. 혹시 꼭두를 아시나요?
꼭두는 상여의 장식물로 잠깐 동안이나마 죽은 사람의 길동무가 되어 주었던 나무인형입니다.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존재로서 망자를 안내하고, 호위하며, 시중들고, 위로하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심복에게 암살되기 한 달 전 일입니다.
당시 뿌리깊은 나무는 매달 책자 앞 부분에 독자들이 편집자에게 보내는 글을 싣는 ‘편집자에게’라는 코너를 운영했습니다. 한 달 뒤 이 코너에는 9월호 표지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생각이 실렸습니다.
‘지난 구월치 표지 사진에 나온 인형들의 모습이 왠지 으스스하다고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나무인형들이 죽은 사람의 길동무였다니! 무슨 까닭으로 하필이면 죽은 사람의 길동무를 찍어냈을까? 구월이면 무엇인가 알차게 영그는 모습을 보여 줄만도 할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못내 섭섭하다.’ ( 서울 관악구 봉천2동 민흥숙씨 )
‘구월치 표지 사진은 요즘의 우리나라 세태를 상징해 주는 듯해서 콧날이 찡했다. 그러나 뿌리깊은 나무의 사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런 둘러치는 방법으로 우리의 세태를 꼬집을 게 아니라 더 과감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을까?’ ( 진주시 본성동 오무중씨 )
1979년 10월26일, 한 시대를 이끌던 인물이 꼭두를 따라 길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잊혀졌던 ‘꼭두’가 다시 우리에게 왔습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기증한 꼭두 250여 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꼭두'를 내년 3월3일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김옥랑 관장은 20대 초반 청계천 골동품 가게를 드나들다 나무 인형을 알게 된 뒤 반세기 동안 '꼭두 엄마'로 살았다고 합니다. 가게 한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인형들이 힘들었던 자신의 모습과 많이 닮아 애착이 갔다고 합니다. 그뒤 전국에서 꼭두 1100여 점을 모았고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미래에서 온 꼭두를 한번 만나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남궁창성 미디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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