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65호
2025년 12월 15일(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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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이 부른 노래 ‘혀’를 처음 들었을 때가 불현듯 생각납니다. 가사가 너무 기괴했고 그 비유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막 초등학생 티를 벗어났던 나이였거든요. 그리고 누군가의 말, 달콤한 설득, 기만적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해 깊이 상처받는 감정을 받아보지 못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노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말의 폭력, 관계의 위선, 심리적 지배와 해방 등을 강렬하고 직설적인 이미지로 묘사했습니다. 처음엔 매혹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상대의 말이 기만과 독이었음을 깨닫고, 화자는 거짓된 말과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혀를 끊어내듯 관계를 단호히 끊겠다고 결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혀’의 은유는 노래 속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더군요. 현실에서도 사람의 말은 때로 칼이 되고, 때로 족쇄가 되고, 때로는 가장 은밀한 방식으로 타인을 지배합니다. 요즘 입안의 혀처럼 이리 맞추고 저리 굽어지는 말이 왜 이렇게 많을까요. 바람 방향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고, 권력의 온도에 따라 목소리 높이가 바뀌는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혀는 원래 유연합니다. 그래서 윗사람 앞에서는 부드럽게 굽고, 아랫사람 앞에서는 날카롭게 세우죠. 불리하면 조용하고, 유리하면 누구보다 먼저 나섭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사과 몇 마디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간 듯 태연해집니다.
물론 혀처럼 유연함이 장점이 될 때도 있습니다. 갈등을 부드럽게 넘기고 상대를 배려하는 말은 분명 관계를 지탱하는 힘이 있으니까요. 다만 그 유연함이 비겁함으로 변하는 순간, 사회 전체의 말맛이 변질됩니다. 직언은 무례가 되고, 원칙은 고집이 되며, 책임은 손해가 되는 세상. 그 자리를 요령과 아부가 대신하고, 형식적인 말잔치가 넘쳐납니다. 정직하게 말하는 이가 ‘독한 사람’으로 몰리고, 침묵이 안전하다는 착각이 퍼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결국 혀처럼 굴다 보면 스스로 내뱉은 말에 걸려 넘어지기 마련입니다. 남을 향해 휘두르던 말의 칼끝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순간도 오죠.
어쨌든 혀는 부드럽지만, 인간의 존엄은 단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혀처럼 휘어지는 습관을 버리고, 척추처럼 곧은 말 한 줄을 세워보면 어떨까요. 누구를 위한 아부도, 상황에 맞춘 변명도 아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최소한의 말들 말입니다. 연말이니까 반성의 의미로도 좋고요. <김영희 디지털콘텐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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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지속의 힘 믿어요” 속초 지역인재 키운 온정
어머니들의 따뜻함이 모여 온 마을의 아이들을 함께 키워냈습니다. 속초의 한 작은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가 만든 9년의 흐름이 지역 인재를 키우는 실질적 기반이 됐습니다. 속초 지역 육아 커뮤니티 ‘속초 맘스&쉬즈홀릭’이 지난 9년 4개월 동안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를 통해 속초 아동·청소년에게 기부한 누적 후원금이 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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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구 중 4가구 ‘나 혼자 산다’
이른바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8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강원지역 10가구 중 4가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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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골든타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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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더 깊게”
온기가 더욱 소중해지는 겨울, 원주지역 아동들이 직접 연탄을 기부하고 배달 봉사까지 나서 지역 이웃사랑 온도를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원주에 사는 세 가족이 올겨울 어려운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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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인술대상 선정
강원도민일보와 강원특별자치도가 주최하는 ‘2025 강원인술대상’ 대상 수상자로 김종수 강원특별자치도영월의료원 진료부장이 선정됐습니다. 김 진료부장은 영월 출신으로 원주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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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섬서성 서안(西安) 근처 ‘화산(華山)’을 다녀왔다. 중국 5악(五岳) 중 가장 높고 험준하다는 명산을 친견하고 보니, 옛사람들의 절찬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참에 화산을 두 발로 걸어 등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일행이 있는 여정이었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서봉(西峰·2086m)에 올라 2시간 가량 화산의 바위 능선을 걷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극강의 스릴로 유명한 장공잔도(長空棧道)를 밟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당나라 문신 한유(韓愈)가 ‘나 이제 여기서 죽는구나’하고 글을 써서 던졌다는 기암절벽길의 아찔함을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도교의 성지, 화산은 예로부터 도사와 신선들의 놀이터이자 수련장으로 통했고, 특히 서봉은 연꽃 모양을 닮아 연화봉(蓮花峰)으로 불리는 곳이어서 꽃 수술에 올라 앉은 듯 감흥이 남달랐다. 더욱이 지금은 화산이 최고의 매력을 발산하는 단풍철이 아닌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 처음에는 밋밋했다. 그러나 단조로운 심사는 채 3∼4분도 지나지 않아 환호성으로 돌변했다. 케이블카가 한두 고비를 넘어섰을까? 눈앞에 화산의 거대한 직벽이 파노라마를 펼치는 순간, 일행들 입에서는 ‘우와∼’하는 탄성이 합창처럼 터져 나왔다. 더 경이로운 것은 케이블카가 서봉 정상부의 깎아지른 직벽을 뚫고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바위벽을 뚫어 케이블카 정류장을 만든 것이다. 바위산을 깎아 계단과 잔도를 만드는 중국이기에 가능한 경이로운 인공의 구조물이었다.
소싯적에 많이 읽은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화산 정상에 서서 사방 수많은 산군(山群)의 도열을 목도하자니, 우리 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도 새삼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다가선다. 수도 서울 북한산, 도봉산과 설악산 등의 장쾌한 암릉 또한 중국 화산 못지않게 자랑할 만한 자연미를 뽐낸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하고 보니, 북한산 정상은 화산의 정상과 모양새가 많이 닮았다. 특히 북한산 ‘숨은벽 코스’는 암릉미가 중독성이 강할 만큼 탁월하다. 그 숨은벽을 타고 올라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나란히 우뚝 선 삼각산(북한산) 정상부에 서면, 수도 서울의 진경이 감탄을 넘어 경탄의 경지로 다가선다. 1000만 인구, 경기도까지 합하면 2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거대도시에 마음만 먹으면 이웃집 나들이 가듯이 달려갈 수 있는 명산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리하여 우리 산을 더 가까이, 더 소중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중국 화산에서 새삼 가다듬은 것도 큰 소득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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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하나되다
올해 강원예술상 대상은 김영아 한국국악협회 원주지부장에게 돌아갔고, 지영희 강원문인협회 이사와 최복희 한국미술협회 동해지부장은 공로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청년예술인상은 이진하(한국미술협회 애백지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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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무기한 휴간
국내 최장수 교양지 월간 ‘샘터’가 56년의 발행을 뒤로하고 무기한 휴간에 들어갑니다. 피천득·최인호·법정스님 등 한국 문학사를 이끈 필진과 수많은 독자의 삶을 받아 적어온 잡지가 활자 매체 침체 속에 사실상 역사적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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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로 엿본 조선시대 생활상
기록은 지나간 시간을 붙잡아 두는 단순한 흔적이 아니라, 우리가 역사를 다시 마주하게 하는 창입니다. 춘천 선산김씨 가문 일기와 자료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조선시대 춘천의 생활상을 알 수 있게 하고, 시간 속에 묻혔던 문학가의 흔적을 찾게 합니다. 춘천 선산김씨 가문 소장 일기를 조명하는 콜로키움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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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물계 ‘월드클래스’ 오가피
첫눈이 온 산을 하얗게 덮고도 성에 안 차는지 이골 저산을 꽝꽝 얼렸습니다. 오금이 저리고 무릎 관절이 뚝뚝 소리를 내는 영하의 추위가 곧바로 찾아왔지요. 통증을 단박에 날릴 따뜻한 약차 한 잔이 그립습니다. 날이 추워지면 뼈마디는 더 아프고 쑤십니다. 콕콕 쑤시는 이 아픔을 캐낼 수만 있다면, 뽑아낼 수만 있다면… 한겨울에 불현듯 찾아오는 통증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지요. 눈길을 자박자박 걸으려면 이 족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한국팀이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쓸 때 팬들에게 회자됐던 식물을 기억하시는지요. 잡풀 잡나무가 아닌 자연식물계의 월드클래스로 통하는 ‘오가피’입니다.‘ 기운을 보강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피로회복에 으뜸’,‘면역기능을 강화하고 세포수를 증가시킨다’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 오가피는 자양강장제로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지요. 뿌리와 줄기 잎,열매를 모두 약초로 쓰는 오가피는 간 손상을 막고 관절, 고혈압, 해독제로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식물계의 월드클래스! 맞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고혈압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했습니다. 고혈압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 오가피열매 추출물이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결과를 얻은 것이지요. 진흥청은 오가피열매에만 존재하는 ‘세코 사포닌계 화합물’이 혈압을 높이는 효소의 활성을 억제, 혈압을 낮춘다고 설명했습니다. 본초강목에서는 오가피열매를 ‘추풍사(追風使)’라로 표현했습니다. ‘풍을 몰아내는 사자’라는 뜻으로 어혈, 풍증 등 각종 혈전관련 증상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오가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차와 술입니다. 뿌리와 줄기 잎 열매 모두 이용할 수 있지요. 숙성된 술은 반주로 한두 잔, 차는 물 대신 마셔도 무리가 없습니다. 가을에 채취한 열매는 술을 담그거나 밥 지을 때 ‘밥물’로 사용할 수 있지요. 이른 봄에 돋는 새순은 샐러드 또는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칩니다. 4계절 어느 때나 이용 가능한 오가피는 집 주변 울타리, 조경수로 심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날이 찹니다. 따뜻한 오가피차로 언 몸을 녹이시길. <강병로 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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