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일보 뉴스레터 한NU네 제9호
2024.11.18(월) |
|
|
저는 사실 ‘가나안 교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의 가나안이 아니라 ‘가나안’을 거꾸로 한 ‘안나가’ 교인입니다. 예수님은 믿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는 크리스천을 부르는 말이죠.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가지 않는 일요일에도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에 주일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20대 초반까지 꽤나 열심히 교회에 출석했습니다. 그 영향인지 지금도 지칠 때면 CCM 찬양을 찾아듣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제 SNS 알고리즘을 타고 ‘가사와 멜로디로 비기독교인들을 움직여버린 찬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떴습니다. 영상의 댓글들이 흥미로웠습니다. ‘종교는 없지만 노래 가삿말이 너무 맘속에 다가오네요’ ‘뼛속까지 불교입니다. 근데 들을 때마다 감동이고 힐링이에요’ ‘우연히 여기 왔어요. 무교인데 되게 좋네요. 밤새 들을 거같아요’ ‘종교를 떠나 참 좋은 노래네요. 위로받고 갑니다’ ‘조금 있으면 사춘기가 올 딸에게 해주고픈 말, 들려주고픈 노래에요’ 등 위로를 받고 간다는 내용이 다수였습니다.
대체 어떤 노래길래 이런 댓글들을 남겼을까요. 가삿말만 전해봅니다.
“그대 폭풍 속을 걷고 있을 때 비바람을 마주해야 할 때 불빛조차 보이지 않아도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 두려움 앞에서 하늘을 보아요 외로운 그대여 걱정 마요 꿈꾸는 그 길을 또 걷고 걸어요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위 가사의 반복으로 꾸며진 곡입니다. 다양한 시련 속에서도 결국 혼자가 아니라는 말이 많은 사람을 위로해 준 것입니다. 홀로 지독한 외로움이 사무칠 때 걱정말라며 함께 가자는 이가 여기 있다는 말이 위안이 되었을 겁니다. 결국 군중 속에서 마음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시달리며 제발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지만, 그래도 혼자보다 함께 걷는 것이 나을 겁니다.
척박한 시대, 각자가 생각하는 꿀이 흐르는 그곳으로 우리 ‘함께’ 위로하며 걷는 거 어떠세요? 종교적 색이 덜한 앞서 소개한 ‘혼자 걷지 않을 거에요’ 들으면서... <김영희 디지털뉴스부장>
|
|
|
“사람 검토 없이 독자에게 절대 내보내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이 검토하기 전에는 절대 어떤 것도 독자에게 내보내지 않는다” 영국 최대 공영방송사 BBC의 기술 예측 책임자 로라 엘리스가 한국 취재진들에게 단호히 던진 한마디는 복잡한 AI저널리즘을 단순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줍니다. 또한 국내외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로 AI 저널리즘 시대에 기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핵심으로 “결국 뉴스는 인간 기자가 만드는... |
|
|
키워드로 본 원주 만두축제
“원주에서 왜 만두축제를 해?”, “뜬금없지만 가보고 싶네”, “만두쟁이들 모여라” 지난해 첫 원주 만두축제 개최 소식에 SNS를 도배한 누리꾼들의 반응입니다. 호기심은 방문으로 이어져 2년 차를 맞은 ‘원주 만두축제’는 ...
|
꿀벌이 남긴 ‘다잉 메시지’
북한강 상류인 소양강댐 옆에 위치한 인제읍의 한 양봉사. 봉군 열개가 일렬로 놓인 구역마다 꿀벌이 원을 그리며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봉군은 꿀벌 2만여 마리가 머무르는 일종의 벌집이다. 지난 4일 최고기온은 19.8도로...
|
|
|
은퇴는 옛말 '인생 2모작'
은퇴 후에도 경제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는 시니어 근로자가 매년 증가 추세입니다. 지자체와 일자리 전담기관은 각양각색의 시니어 일자리를 마련하며 이들의 ‘인생 2모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3일 통계청 조사를 보면...
|
가을과 겨울의 틈
해발 1458m 산 정상을 아무런 장애없이 오를 수 있는 전국 유일한 곳. 4계절 색다른 모습으로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지금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겨울의 숨결을 느껴보기에 충분한 곳. 국내 스키장의 시초...
|
|
|
113년 만에 고향 안착…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일제강점기에 무단 반출되고 6.25전쟁으로 1만2천조각으로 분리되는 등 역사적 고난과 아픔을 가진 국보 지광국사탑이 113년 만에 고향 원주에 안착했습니다. 강원 원주시와 국립문화유산원은 12일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광장에서 지광국사탑 복원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
|
|
주문진 삼형제봉
‘주문진’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바다, 항구, 등대요. 맞습니다. 주문진은 어항으로 유명합니다. 항구에는 활어, 선어,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하고, 새벽에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이 어판장에 들어찹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아침을 여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바다로만 유명할 것 같은 주문진에도 등산하기 좋은 산이 있습니다. ‘삼형제봉(해발 698m)’. 세 봉우리가 키재기를 하듯 나란히 서 있어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다정한 삼 형제가 우애를 뽐내는 듯한 모양새여서 가족애가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에게 살가운 울림을 전합니다. 위치는 주문진읍 삼교리, 백두대간 언저리이고, 양양군 현남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심산유곡입니다.
삼형제봉은 암벽으로 유명합니다. 길이 200m, 높이 100m에 달하는 대형 암벽 비탈면이 2봉과 3봉을 장식합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바위 벽면이 마치 흰바위 얼굴을 한 것처럼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때문에 암벽 등산을 위해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도 많습니다. 삼형제봉의 백미인 흰바위 암벽은 먼 옛날에 마귀할멈이 바둑을 두고 있는 신선에게 팥죽과 술을 주려다가 펄펄 끓는 죽이 엎질러지며 만들어졌다는 재미있는 스토리가 전합니다.
삼형제봉은 ‘외강내유(外剛內柔)’형 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거대한 흰바위 벽면이 위풍당당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울울창창 소나무와 군데군데 바위 군락이 소싯적 뛰놀던 외갓집 뒷산처럼 친근합니다. 물론 해발 700m에 가까운 높이니까, 당연히 가파른 비탈길이 존재하지만, 세 봉우리 정상 능선을 타며 저 멀리 설악산 대청봉과 백두대간 준령, 동해 바다를 조망하는 멋이 힘겨움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원점 회귀, 타원형 종주 거리는 3.9㎞.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서운합니다. 900m 연장선상의 ‘시루봉’까지 다녀와야 삼형제봉을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루봉에는 시루바위가 서 있는데, 영락없이 떡 시루 모양새입니다. 먼 옛날 신선과 선녀들이 떡 잔치를 벌인 흔적이라고 합니다.
삼형제봉 산행길에는 눈과 입이 모두 호사를 합니다. 들머리인 삼교리 자체가 막국수 마을인 데다, 자동차 이동 동선 중간에 있는 장덕리는 ‘복사꽃’ 과수원과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166호)로 유명합니다. 하산 후 주문진항에서 싱싱한 수산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죠. <최동열 강릉본부장> |
|
|
양방언 강원 온다
전 세계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는 크로스오버 음악의 거장,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올가을 강원의 음악과 어우러집니다. 양방언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제5회 호반음악제’ 무대에... |
상상과 실재 겹쳐 띄우는 공감무대
‘시뮬라크르’는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지 않고 현실의 복제 또는 모방으로 정의될 수 있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의 소리와 이미지는 실체를 넘어 새로운 상징으로 구현됩니다. ‘시뮬라시옹’은 이러한 ... |
|
|
“문향 강릉, 문학영화제에 도전해 볼 만했다”
“막 내린 시민축제,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교훈 얻어”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강릉국제영화제의 창설과 중단 과정을 회고하며 요약한 한 문장입니다. 30년 경력의 문화행정가에서 영화에 사랑에 빠진 후 80대 중반에 배우로 데뷔한 영원한 영화 청년. 홍천 출신 김동호(87)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회고록 2권을 동시에 내놨습니다. |
|
|
‘신선이 남긴 음식’ 해독에도 으뜸 '청미래'
구름에 가린 햇살이 두어 시간째 갈지(之) 자 걸음을 걷던 11월 어느 날의 송지호(고성) 풍경은 흘림체였습니다.대숲을 깨우는 바람은 방향이 없었고,물결에 몸을 맡긴 철새는 점으로 흘렀지요.이방인의 눈에 비친 호수의 풍경은 ‘자유’ 그 자체였습니다.보기보다는 느낄 것,가까이 더 가까이….눈 앞의 상징과 실체들이 웅변하듯 건넨 이 말의 의미는 몰입과 일체,동화였습니다.보는 순간 느껴라.존재 그 자체가 ‘자유’라는 걸!그 시간,송지호의 풍경엔 거짓이 없었습니다.그게 무엇이었든.
호수를 둘러싼 풍경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지요.송지호 제1경,송호정 가는 길에 뿌리를 내린 청미래 군락.처음엔 보이지 않다 차츰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주변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갈대와 주변 나무들이 자연으로 회귀할 무렵,빨간 물감을 들인 듯 저 홀로 붉어진 청미래 열매.‘가을은 저렇게 익어가는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했지요.어린순은 나물로,뿌리는 약재로,잎은 떡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는 청미래는 명감,망개,매발톱가시,종가시덩굴로 불리며 그 존재감을 뽐냅니다.
여름 해변에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망개 떡∼’.이 떡이 다름 아닌 청미래 잎을 싸서 찐 떡입니다.망개 잎 향이 찹쌀가루에 배어들어 상큼한 맛이 나고,방부역할 때문에 잘 상하지 않지요.이뿐만이 아닙니다.청미래 뿌리에는 녹말 성분이 많아 흉년이 들 때 구황식물로 손색이 없습니다.음식재료로 쓸 땐 ‘신선이 남긴 음식’이라는 뜻의 ‘선유랑(仙遺糧)’으로 불렸지요.약재로 사용할 땐 ‘토복령’이라 칭했는데 중금속 중독을 해독하거나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청미래 뿌리는 억세고 단단해서 다루기 쉽지 않습니다.작두를 사용해야 자를 수 있고,잔뿌리 제거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요.그럼에도 이 약재에 열광하는 건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본초강목’과 ‘동의학사전’에서는 “각종 성병과 뼈마디가 아프고 쑤신데,피부병,수은 중독에 쓴다”고 했습니다.술을 담그거나 물에 달여 마시는데 늦가을의 붉은 열매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됩니다.호숫가 풍경과 어우러지면 더더욱. <강병로 전략국장>
|
|
|
강원도민일보letter@kado.net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후석로462번길 22 ☎ 033-260-9610수신거부 Unsubscribe |
|
|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이메일(letter@kado.net) 회신으로 피드백을 남겨주세요↩︎ |
|
|
|